- 전국보다 높고 서울의 배 수준

- 개인소득 증가율과 격차도 커져
- 버는 돈보다 더 빚내 투자한 셈

2010년 이후 부산지역 1인당 가계대출 연평균 증가율이 10.2%로, 서울(5.6%)과 비교해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3일 발표한 ‘부산지역 가계부채 리스크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부산지역 금융기관 가계대출 규모는 59조6000억 원으로 2010년 말(31조4000억 원)과 비교해 거의 배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말 부산지역 1인당 가계대출은 1737만 원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부산지역 1인당 가계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0.2%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6.8%)이나 서울(5.6%)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부산지역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부산지역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7%로 2010년에 비해 2.6%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예금은행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1.0%로 기타 대출 증가율(3.7%)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1인당 가계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0.2%였는데 1인당 개인소득 증가율은 4.3%에 그쳤다. 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빚 내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부산은 분양수요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높고,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확대 등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추세다. 또 부산지역 60대 이상 중장년층이 은퇴 후 자영업 등 경제활동을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을 늘린 것도 가계대출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이다.

또 지난해 부산지역 가계가 개별적으로 체감하는 가계부채CSI는 106으로 기준치(100)를 웃돌았으며 2010년(103)에 비해 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지역 가계가 개별적으로 체감하는 가계저축CSI는 87로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고, 2010년(94)에 비해 7포인트 하락했다.

즉 부산지역은 가계부채가 많다고 느끼는 가계가 전국보다 많지만, 가계저축이 많다고 느끼는 가계는 전국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으로 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 상승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보여 거시적으로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부산지역 가계의 부채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가계부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