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발주·터미널 투자 등 지원

정부가 해운업 재건을 위해 추진 중인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오는 7월 부산에 설립된다. 지역 해운·조선업계는 구체적인 자본금 확보 방안을 세워 법정자본금 5조 원을 하루빨리 확보해 해운 경기 활성화에 힘써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진흥공사법’이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7월 1일 해양진흥공사 설립이 확정됐다고 31일 밝혔다.

해양진흥공사는 기존에 있던 한국해양보증보험과 한국선박해양까지 흡수하면서 산업 정책 지원뿐 아니라 금융 지원까지 맡는 해운산업 전담지원기관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선사의 선박·터미널 확보를 위한 투자·보증, 유동성 지원을 위한 선박 매입 후 재용선, 채권매입 등 금융 지원을 중점적으로 하고 해운거래지원, 선사경영안전 및 구조개선지원, 비상시 화물운송 지원 등 다양한 정책업무를 맡게 된다.

해양진흥공사 초기 설립 자본금은 3조1000억 원이다. 법정자본금은 5조 원이지만,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자본금을 3조1000억 원으로 설정했다.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양보증보험 자본금과 정부 항만공사 지분 및 해양수산부 예산(2018년 1300억 원)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자본금은 향후 해운업계 수요에 따라 출자 금액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설립 준비에 나서기로 했다.

해수부는 해운업계 상황이 어려운 만큼 한시라도 빨리 선사에 대한 선박발주 및 유동성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조건을 포함한 공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조기에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민간금융의 투자를 유인해 공사 설립에 따른 해운시장 안정화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해운·조선업계는 정부가 부담할 출자금이 애초 1000억 원에서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의원의 요청으로 1300억 원으로 늘어난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초기 설립 자본금 3조1000억 원으로는 중고선박 매입 후 재용선, 선박 및 터미널 투자 등 해운업 현안을 처리하는 데 부족한 만큼 하루빨리 법정자본금 5조 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 모임 박인호 대표는 “공사 출범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해운업을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자본금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통령 공약 사항인데도 기획재정부가 예산 배정을 반대했는데 공사가 발족하기 전에 부산시가 요구한 금액을 정부가 출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