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항만위 심의절차와 중복
지역 국회의원이 부산·울산 등 항만운영의 자율성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항만공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서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을)은 최근 항만공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추진·변경하거나 중요자산을 취득·처분하기 전에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평가위원회가 사전에 심의하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이 부채 감축이나 수익성 증대를 위해 사전에 면밀한 검토 없이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을 추진하거나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어 항만공사에 대해 심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항만공사는 사업을 추진하거나 중요자산을 취득·처분 시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항만위원회에서 사전 심의절차를 거치고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이 시행되면 이중 규제가 되는 셈이다.
특히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항만공사 투자심사지침’을 제정·운용해 투자사업 및 주요 경상사업에 대해서는 투자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치고 있고 해외사업도 ‘해외사업 리스크 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고 있다. 또 항만과 관련된 기본 사업 외 부대사업을 할 때 출자·출연은 규모에 상관없이 해양수산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미 부산항만공사는 여러 가지 정부 규제에 따라 업무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진해운 사태 때에도 부산신항 터미널 지분이 헐값에 넘어가자 부산항만공사가 방어하기 위해 신항 4부두 현대상선 터미널 지분 10%를 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MOU까지 체결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4부두는 싱가포르의 PSA로 넘어갔다.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회장은 “부산항만공사가 외국자본에 잠식된 부산신항 터미널 지분을 사려 해도 기재부 반대로 어렵다”며 “글로벌 항만운영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데 또다시 지역 국회의원이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