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부터 분양권 양도세율 50%
- 소득·부채 산정 바뀐 DTI 적용
- 임대업자대출에 RTI 도입·심사

- 청년 등 겨냥 주거복지로드맵
-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본격 시행

정부가 잇따라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발표하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1월 1일부터 재건축 지역에 대한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지난달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이 실현될 전망이다.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대출 한도 떨어지고 세 부담 늘어

1월부터 청약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거래되는 분양권이 보유 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율 50%가 적용된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로 시행이 예고된 이 제도는 2018년부터 바로 적용된다. 4월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시 2주택자는 10%, 3주택 이상 소유주에게는 20%의 가산세율이 붙는다. 양도세 기본세율이 6%에서 최고 40% 임을 감안하면 3주택 이상을 소유할 경우 최고 60%까지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부산의 조정대상지역에는 해운대구 등 7개 구군(동래구·연제구·수영구·남구·부산진구·기장군)이 포함된다.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으로 지난 10월 발표된 신(新) DTI는 1월부터 적용된다. 현행 DTI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만 반영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 개정된 신 DTI는 신규·기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모두 합친 뒤 연간 소득으로 나눈다. 이자만 반영한 DTI에서 벗어나 원리금까지 합산 적용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다주택자의 경우 두 번째 신규주택담보대출 시 만기를 15년으로 제한해 산정하므로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여신심사도 강화된다. 마찬가지로 지난 10월 발표된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 가운데 하나로, 부동산 임대업자에게 대출할 경우 임대수익의 이자상환비율(RTI)을 산출해 대출 심사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임대소득 대비 이자 비용을 파악해 부동산 임대업의 대출 총량을 제한하게 된다. 이는 지난달 29일 나온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밝힌 다주택자 임대사업을 독려하겠다는 방침과 상반된 것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청년·신혼부부 위한 주택 공급 늘어

정부는 내년 상반기 ‘주거복지 로드맵’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청년을 위한 셰어·창업지원형 맞춤 청년주택 30만 실을 공급한다.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을 신설해 최대 3.3%의 금리를 보장하고 이자소득 500만 원까지 비과세한다. 월세대출 한도도 기존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확대된다.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도 늘어난다. 신혼특화형 공공임대를 통해 20만 호를 공급하고, 분양 방식의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해 7만 호를 공급할 방침이다. 특별공급은 공공 아파트의 경우 기존 15%에서 30%로 공급을 두 배 늘린다. 민영 아파트 역시 10%에서 20%로 확대돼 신혼부부의 분양 당첨 기회가 늘어난다.

취약계층도 배려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적 임대주택이 41만호 공급되며, 주거급여 지원대상 및 지원금액도 확대된다. 아동이 있는 빈곤가구의 경우 전세임대를 무상으로 지원하며 소액의 주거비를 대출한다. 무주택 서민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적 주택 공급 계획은 100만 호로 잡혔다.

공공임대의 경우 LH 등 공기업이 직접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총 65만 호 공급된다. 장기임대주택은 기존 15만 호에서 28만 호로 공급계획을 확대했다. 공공분양주택은 총 15만호가 공급된다.

■재건축·오피스텔 전망은

1월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돼 부동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추진위 설립 승인일부터 준공까지 발생한 이익금을 부과율에 따라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및 투기 방지 방안으로 시행된 이 제도는 두 차례에 걸친 유예 기간이 오는 31일로 종료되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재건축 이익금은 준공 시점의 집값에서 사업개시 시점 집값과 시세 상승분, 개발비용의 합계를 뺀 금액이다. 이 제도는 재건축 사업 후 조합원의 이익이 1인당 3000만 원이 넘는 경우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거둬가는 것으로, 1월부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 사업장이 대상이다.대한주택건설협회 김종탁 부산시회장은 “SOC 예산 축소와 부동산 규제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내년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밝혔다.

신규로 분양하는 오피스텔 역시 규제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택법 적용을 받는 오피스텔은 내년 1월25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분양권이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제한된다. 지역 거주자에 전체 물량 중 20%를 우선 분양하도록 해 외부 수요로 인한 과열을 방지하는 방안도 적용될 전망이다. 또 규모 300가구 이상의 오피스텔은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 돼 줄서기 등을 통한 과열양상도 줄어들 전망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그동안 발표된 정부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실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