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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실현…교육 때문에 정착은 고민

직원들이 말하는 부산생활

  • 국제신문
  • 김미희 기자
  •  |  입력 : 2017-12-18 19:55:4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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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팍한 서울보다 여유로운 삶
- 인근 전통시장·카페거리 찾아…지역상권 활성화에도 한몫

- 주말부부·기러기 가족들…정주 여건 중 자녀교육 중시
- 긴 버스 배차 간격 불만도

# 캠코 우재석 과장

- “BIFC 내 어린이집 있어 안심, ‘지옥철’ ‘출근전쟁’ 옛말 돼”

# 게임물관리위 이상현 부장

- “고등학생 아이들에 기러기아빠”…자녀 교육환경 불안감이 걸림돌

# 게임물관리위 김용찬 선임

- “출장·휴가로 지인 부산 오면 맛집·관광지 소개 가이드로”

부산은 올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혁신도시 정주 여건(주거, 편의, 교통, 교육, 여가 등)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부산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부산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왼쪽부터 캠코 우재석 과장, 게임물관리위 이상현 부장, 게임물관리위 김용찬 선임
“아빠, 안녕~이따 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종합기획부에서 근무하는 우재석(36) 과장의 아들 도윤(6)군과 딸 채린(5) 양이 인사를 건넸다. 우 과장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1층 직장어린이집에 자녀들을 맡기고 출근한다. 같은 건물에 어린이집이 있어 점심시간 등 짬이 나면 언제든지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있다. 2009년 캠코에 입사한 우 과장은 2014년 12월 회사가 부산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타향살이를 시작했다. 부산 정착 만 3년을 맞은 우 과장은 대연혁신지구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우 과장은 “회사가 부산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니 처음에는 막막했다”면서 “하지만 현재 부산 생활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소개했다. 일명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 현실로 이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매일 아침 겪던 ‘지옥철’ 출근 전쟁은 옛말이 됐다”며 “주말마다 부산 곳곳으로 가족들과 나들이를 간다. 서울에 있을 땐 놀이공원이라도 가려면 새벽 일찍 서둘러야 했지만, 부산에서는 오전 느지막이 출발해도 여유롭게 도착하고 사람들에 치일 염려도 없다”고 말했다.

■혁신단지 근처 상권도 활기

2014년 문현금융단지 이전은 지역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먼저 BIFC 내 상가인 BIFC몰에는 점심시간이 되면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각종 카페와 식당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인근 전통시장은 활력을 되찾았다.

BIFC와 인접한 대형마트인 이마트 문현점은 지난 12일 전기차, 전기자전거 등을 판매하는 편집숍을 부산·경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금융단지 직원들 가운데 출퇴근 시 전기차나 전기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다른 점포가 아닌 문현점에 편집숍을 열었다”고 말했다.

금융단지 내 젊은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로 나가 식사를 하기도 한다. 금융단지에서 전포카페거리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캠코 성과관리부 권경진(여·26) 선임주임은 “인스타그램에 나온 전포카페거리 맛집을 찾아보고 비슷한 또래 여직원들과 함께 일주일 2, 3번 방문한다”며 “비용도 나눠 내기 때문에 1인당 1만 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고,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센텀지구에 입주한 게임물관리위원회 김용찬(38) 선임은 “친구들이 출장이나 휴가로 부산에 놀러 오면 현지인들이 가는 맛집, 관광지 등을 소개하는 일일 가이드로 변신한다”고 말했다.
18일 부산 문현금융단지 내 입주기관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인근 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kwakjh@kookje.co.kr
■다양한 도시 인프라 확충 나서야

혁신도시 내 상당수 직원은 부산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고민도 있다.

우 과장은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교육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진 않고 있다.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아이들 간 경쟁이 심한데 혹시나 경쟁에 뒤처질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BIFC 내 이전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모(47) 차장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김 차장은 2015년 1월 부산에 홀로 와 주말부부로 1년간 생활했다. 매주 금요일 업무가 끝나면 서울로 가기 바빴다. 결국 몸과 정신이 지쳤다. 김 차장은 지난해 ‘이산가족’ 생활을 정리하고 과감히 온 가족의 ‘부산행’을 결정했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자녀 교육 문제로 마음 앓이 중이다. 김 차장의 딸은 부산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이다.

그는 “딸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할 경우 다시 주말부부로 지낼 각오를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부산에 뿌리를 내리고 살지에 대해서는 온 가족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학 입시를 앞둔 자녀를 둔 직원들은 교육문제로 대부분 단신 이주를 선호하는데, 이는 해당 지역의 교육인프라 환경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이상현(49) 조사관리부장은 “자녀들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 혼자 부산에 왔다. 직원 대다수가 이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부산에 정착하는 추세”라며 “교육, 병원, 문화생활 등 각종 인프라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혁신도시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영도구 동삼동의 경우 대연혁신지구 아파트와 거리가 꽤 먼 것도 단점이다. 동삼지구 내 이전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집이 있는 대연지구에서 동삼지구까지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면 1시간 넘게 걸린다”며 “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에서 내려 영도까지 들어가는 버스를 타는데,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출퇴근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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