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내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려면 자기자본을 20억 원 이상 보유해야 한다. 또 가상화폐 거래는 본인 확인을 거친 계좌 한 곳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7대 자율규제안을 15일 발표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거래가 과열을 넘어 투기 양상까지 보이자 업계가 ‘시장 정화’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준비위에는 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및 업체 40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협회는 다음 달 정식 출범한다.

우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 주체는 자기자본을 20억 원 이상 보유한 사업자로 한정된다. 자기자본 규모가 해당 액수를 넘어도 금융업자에 준하는 정보보안 시스템이나 인력 등을 갖추지 않았다면 거래소를 운영할 수 없다. 이는 가상화폐 관련 ‘유령’ 거래소가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금은 자기자본 기준 등이 사실상 없다. 준비위 관계자는 “시중은행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갖춰야만 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준비위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투자자의 원화 예치금 전액을 금융기관에 보관토록 의무화했다. 원화가 아닌 가상화폐 예치금에 대해서도 70% 이상을 오프라인 상태의 별도 외부저장 장치에 보관토록 했다.

투자자는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 본인의 것으로 확인된 한 개의 계좌로만 입·출금을 할 수 있다. 이는 거래 투명성과 ‘문어발식 투자’ 등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도 ▷오프라인 민원센터 운영 ▷가상화폐 거래소 임직원 윤리 강화 ▷독립적인 자율규제위원회 구성 등이 의무화된다. 특히 준비위는 시장 과열을 막고자 당분간 모든 신규 가상화폐의 상장을 유보키로 했다. 본인 계좌 확인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나머지 자율규제안은 내년 1분기 내에 적용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