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기업 50여 곳 참석해 성황

- 전문가 ‘AI 활용 확대’ 등 제안

- 불공정거래 자정 노력도 강조

- 일각 ‘KRX 부산화 노력’ 해석

14일 오전 7시30분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부산 42층 연회장. 아침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50여 개 좌석이 꽉 찼다. 한국거래소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코넥스협회와 공동으로 ‘부산 울산 경남 소재 상장법인 CEO 대상 조찬 간담회’를 이날 열었다. 부울경 상장사(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 190곳 가운데 50여 곳이 참석했다.

한국거래소 정지원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기업경영의 핵심 화두인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부울경 기업의 생존 전략을 배워보고 CEO들과 생각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한국거래소 역시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명감을 갖고 있다. 앞으로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더불어 발전하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4차 산업혁명과 부울경 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은 “경영자들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해 기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문제이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중국과 피 말리는 원가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행사에 참석한 롯데정밀화학 이상구 상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전문가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지역에서 흔치 않은데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거래소 김영춘 시장감시위원회 상무가 ‘부울경 상장법인의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내부 통제) 체계 구축을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상무는 “최근 5년간 상장 폐지된 188개 종목 중 66개 종목에서 내부자 거래를 포함한 불공정 거래가 발생했다”며 “CEO를 중심으로 준법 경영을 위한 내부 시스템 정비 등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제2의 ‘한미약품 사태’를 막기 위해 올해 초부터 상장사의 내부 통제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해당 기업에 추가적인 조직, 인력,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까지 부울경 상장사 중 내부통제 컨설팅을 받은 업체는 항공기 부품제조업체인 ‘샘코’가 유일하다.

한편 이날 행사를 두고  정 이사장의 ‘부산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상장법인 CEO 초청 행사가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정 이사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올해 한국거래소에서 주최한 행사 중 부산본사에서 열린 행사는 단 두 건에 불과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