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롯데닷컴 내년 상반기 출시
- SKT, 11번가서 AI쇼핑 제공

- 네이버, AI 접목 ‘쇼핑 렌즈’ 앱
- 카메라로 찍은 상품 검색 가능
- 옥션 등도 음성인식 서비스 준비

#1. 가정주부 A 씨가 청소 도중 거실에 있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 TV에 “세탁용 세제를 ‘장보기 서비스’에 담아줘”라고 말한다. 청소를 마친 A 씨가 “인증해줘”라고 하자 음성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해당 상품은 당일 배송된다. 과거에는 집 근처 마트를 방문하거나 인터넷쇼핑 사이트에 접속해야 했다.

네이버의 AI 쇼핑 앱 ‘쇼핑 렌즈’ 사용 화면. 네이버 제공

#2. 직장인 B 씨가 귀가 도중 한 의류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 인터넷 상이라면 ‘장바구니’에 담은 뒤 추후에 구매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바로 사지 않는 한 동일한 상품을 며칠 뒤 다시 찾기가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B 씨는 고민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해당 상품을 찍어 사진으로 저장한 뒤 집에서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로 검색·주문·결제 ‘원스톱’ 처리

KT 이필재 기가지니 사업단장(오른쪽)과 롯데닷컴 김형준 대표가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 제공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인공지능(AI)이 쇼핑 업종에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업계와 대형 포털사 등은 음성만으로 상품 검색과 결제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플랫폼 등을 속속 내놓았다. 멀게만 느껴졌던 ‘쇼핑의 미래’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KT는 지난달 24일 ‘AI 쇼핑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롯데닷컴과 맺었다. 이에 따라 KT는 음성을 통해 상품을 검색·주문·결제하는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 이 서비스는 KT의 AI TV ‘기가지니’를 활용한 것이다. 직접 장을 보러 가거나 모바일·인터넷 창을 열지 않아도 음성 인식만으로 검색에서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는 실질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양사는 전국에 있는 롯데슈퍼 400곳의 매장별 배송 가능 상품과 할인 프로모션 등을 검색한 뒤 구매 상품을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구현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이 플랫폼은 새롭게 태동한 AI 쇼핑 시장을 선도하는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올해 상반기 SK플래닛과 손을 잡고 AI 쇼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에 “11번가 추천 상품을 알려줘”라고 말하면 원하는 답을 듣는 방식이다. 11번가는 SK플래닛이 운영하는 모바일 마켓이다. 누구는 “주문해줘”라는 사용자 말에 해당 명령을 수행하기도 한다.

■상품 이미지만으로 검색·구매 가능

네이버도 AI 기술을 접목한 쇼핑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는 ‘쇼핑 렌즈’라는 이름의 앱을 지난달 20일 출시했다. 이 앱은 네이버의 이미지 검색 기능인 ‘스마트 렌즈’를 상품 검색용으로 특화한 것이다. AI 기술로 이미지 속 상품을 인식한 다음 해당 상품을 파는 쇼핑몰 검색으로 이어 주는 서비스다. 카메라가 찍는 대상을 ‘상품’으로 인지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가령 상품 이름이나 종류를 잘 몰라도 직접 찍은 사진이나 인터넷에서 본 이미지만 있으면 검색과 구매가 한 번에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상품을 찾을 때 ‘체크 남방’이나 ‘블랙 하이힐’처럼 대강의 분류를 입력한 뒤 일일이 검색 결과를 좁혀야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어디선가 많이 본 상품 이미지를 바탕으로, 원하는 상품을 찾기 위해 이미지 검색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쇼핑몰 ‘옥션’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와 G마켓도 KT와 협업해 내년 상반기 중 음성인식 쇼핑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의 ‘쇼핑 렌즈’처럼 사진 검색만으로 유사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