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 ‘클라우드 시스템’
- LTE로 비가시권 자율비행 가능

- KT 해상안전 솔루션 ‘스카이쉽’
- 장시간 비행… 의약품 등 장착

드론(Drone·무인 비행기)은 2000년대 초반 첫 등장 때만 해도 군사용 목적으로 일부 국가에서만 사용됐다. 하지만 십수년이 흐른 현재 드론의 활용 분야는 레저와 미디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류와 맞물린 결과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분야에서 드론의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 바로 ‘재난·안전’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드론을 활용한 재난 예방 솔루션을 최근 잇달아 공개했다. 드론을 활용하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재난 현장 등을 신속히 관찰하는 게 가능하다.

SK텔레콤의 관제 드론이 소방 헬기가 출동하기 전 화재 범위 및 사고자 파악 등을 위해 현장으로 날아오르고 있다.

■ 먼저 도착해 상황 실시간 전송

#1. 화재 신고를 접수한 소방서 관계자가 구조단이 출동을 준비하는 동안 현장에 드론을 급파한다. 이 드론은 화재 범위와 확산 경로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상황실에 전송한다. 그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조단은 몸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바디캠)로 사고자 상태 등의 정보를 의료진에게 보낸다.

지난 20일 공개된 SK텔레콤의 ‘공공 안전 솔루션’을 재난 현장에서 구현한 모습이다. 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헬기나 구조 인력이 출동하기도 전에 열화상 카메라와 줌 카메라를 장착한 관제 드론이 먼저 도착해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병원에 가기 전 바디캠으로 사고를 당한 사람의 상태를 의료진에게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 솔루션은 특수 단말기(바디캠)와 관제 드론,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로 구성됐다. SK텔레콤은 면적의 82%가 산림이어서 특수 재난 발생 빈도가 높은 강원도 내 소방서 16곳에 해당 솔루션을 우선 배치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바디캠과 관제 드론은 소방관의 눈과 발이 돼 재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며 “‘T 라이브 캐스터’는 LTE(롱텀에볼루션) 망을 통해 현장의 영상을 끊김 없이 송신하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 ‘비가시권’ 자율주행도 가능

홍보 모델들이 지난 21일 LG유플러스의 ‘스마트 드론 클라우드 관제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2. 공원 상황실에 접수된 아이 실종 신고가 드론 관제시스템에 보내진다. 이 아이는 빨간 점퍼를 입었다. 해당 특징을 시스템 내에 입력한 드론은 공원 도착 직후 실종 아동을 3분 만에 발견한다. 관제시스템에서 비행 경로와 속도 등을 설정하면 목적지까지 자율 비행도 가능하다. 드론 컨트롤러로 조정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 드론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을 지난 21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비가시권에서도 통신망으로 드론의 비행을 조종하고 재난 감시나 물류 수송 등에 활용될 목적으로 개발됐다. 와이파이를 통해 전용 컨트롤러로 조종되는 종전 드론 시스템과 달리 LTE 네트워크와 관제시스템이 연동됐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드론 이륙에서 비행을 거쳐 귀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자율 주행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재난 구조 작업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이 지난 25일 자사의 해상 안전 솔루션인 ‘스카이쉽’을 소개하고 있다.

KT는 해상 안전 솔루션 ‘스카이쉽’을 지난달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헬륨가스로 채워진 비행체와 프로펠러 추진체를 결합한 무인 항공기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되면 임무를 마쳐야 하는 드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무동력으로 대기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의약품과 구명조끼 등 다양한 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드론을 활용한 이동통신 업계의 ‘재난 예방 솔루션’ 구축 경쟁은 최근 이뤄진 정부의 규제 완화와 무관치 않다. 지금까지는 조종자 시야에서 사라진 드론의 비행이 전면 금지돼 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드론 특별승인제’가 시행되면서 보험 가입 등 별도의 안전 기준만 충족하면 야간 및 비가시권 비행을 할 수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