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유 등 급등 물가 압박
- 기업, 수출 경쟁력 등 악영향
- 가계부채 악순환땐 소비 위축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높여 온 한국 경제가 연말을 앞두고 큰 복병을 만났다. 유가와 금리, 원화가치의 동반 상승세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이다. 수출과 주식시장 등에 찬물을 끼얹는 ‘3고(高)’ 리스크가 올해 하반기 3%대 성장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선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가파른 양상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0.58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 7월 1일(60.93달러) 이후 2년 4개월 만에 6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8월 14일(배럴당 49.84달러·연저점)과 비교해 불과 3개월 동안에 21.5%나 급등한 셈이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산 조치가 내년 말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물가와 가계 등은 악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 전국의 평균 휘발윳값은 이미 ℓ당 150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은 국내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지난 3일)와 한국은행의 구두 개입(17일)에도 원화가치 상승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국제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상승해 경쟁력 하락은 피할 수 없다.

금리 상승도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금리가 이를 미리 반영해 뛰는 것이다. 지난해 7월 1.128%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026%로 배 가까이 올랐다. 금리 상승은 14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키운다. 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