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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하는 중소기업 <16> 정우ENE

LNG 기자재 원천기술 확보 … 국내 대기업 러브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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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7-11-14 18:40:43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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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원전·해양배출 가스 규제 등
- 에너지시장 변화 선제적 대비
- “무리한 투자” 주변의 만류에도
- 연구개발에 100억 넘게 투입
- 최근 연매출 매년 150%씩 올라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전 세계는 ‘탈원전’을 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후 지난 6월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 못 박았다. 탈원전 시대에 주목 받는 에너지가 액화천연가스(LNG)다. LNG는 가스전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162℃ 상태에서 600배 정도 압축해 액화시킨 상태의 가스로 공해물질이 거의 없어 청정연료라 불린다. 정부도 원전을 줄이는 대신 LNG 발전 비중을 현재 20% 안팎에서 2030년까지 37%로 늘릴 계획이다.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 내 정우ENE는 액화천연가스(LNG) 기자재 관련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 대형 조선소에 관련 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사진은 이 회사 직원들이 현장에서 작업하는 모습.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지난 10일 오전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입주한 LNG전문기업 ‘정우ENE㈜’에서 만난 박준형 사장도 변화하는 에너지 시장을 주목했다. 정우ENE㈜는 LNG를 초저온 상태에서 저장하는 탱크, 운송하는 배관·벨브 등을 설계부터 제작, 엔지니어링, 시운전까지 제공한다. 박 사장은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가 해양 배출 가스에 대해 더 강한 규제를 실시해 선박은 LNG 연료 외 대안이 없어졌다. LNG와 관련한 기자재가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비용만 100억 원대

   
박준형 사장.

정우ENE 출발은 부산 소재 고려상사가 1962년 부산 영도조선소 옆 가스 제조 공장을 세우면서부터 시작됐다. 조선소에서 배를 자르고 붙이려면 가스 사용이 필수였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에는 가스가 없었다. 박 사장의 부친은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가스 제조 공장을 열었다. 현재 ‘크라이오 제네시스’라는 가스 엔지니어링 회사로 박 사장이 동시에 경영을 맡고 있다. 박 사장은 가스를 조선소에 공급하기만 해서는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해 2010년 LNG 기자재 관련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박 사장은 변화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LNG를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하고 운반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2010년 정우ENE 설립 이후 현재까지 연구개발비용으로만 10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다른 조선해양기자재 업체들은 이런 박 사장을 나무라기도 했다. 선박 제조사가 설계 해주는 대로 기자재를 납품만 해도 큰 돈을 벌수 있는데 무리한 연구개발이란 지적이었다.

그렇지만 국내 조선업이 수주절벽에 부딪치자 박 사장의 생각이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LNG 관련 기자재 원천기술을 확보한 정우ENE는 2014년 미국 선박 내 기자재 공급을 시작으로 해마다 150% 씩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

LNG 관련 기자재가 회사 대표 제품이다. 그 중 초저온 진공단열배관은 3년 정도 개발 끝에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 등록을 마쳤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등에 제품을 납품하며 수입품 보다 높은 성능을 인정 받았다. 특히 가스 이중배관은 전 세계 가스연료선박의 80% 정도를 공급 중이다.

박 사장은 “2010년부터 5년 동안 연구개발 비용은 계속 들어가는데 매출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시장 판도가 변할 것이라 확신했고 다른 기자재 업체가 문을 닫을 때 기술을 가진 우리는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가업이란 사명감으로

정우ENE의 핵심 기술은 LNG를 초저온 상태에서 유지시키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은 선박용 연료시스템뿐만 아니라 육상 LNG 발전에도 적용된다. 이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LNG 발전에 가스공급시스템을 의뢰받아 개발하고 있다. 또 현재 해외에서 수입하는 LNG 관련 기자재를 국산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LNG 저장 원천기술을 발굴하고 육상에도 적용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업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이었다.

박 사장은 어렸을 적부터 영도조선소에서 아버지가 가스를 제조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지금 두 명의 대학생 아들을 둔 박 사장은 벌써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이 배우면 중간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미래 에너지 기술을 미리 확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숙명으로 받아 들였다.

박 사장은 “창업자인 아버지의 유지도 있었지만 이 기술을 바탕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한 임무”라고 전했다.

지난해 녹산산업단지에 5619㎡ 규모로 자체 공장을 마련한 정우ENE는 올해부터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다양한 시장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고객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최고의 품질이 바탕이 돼야 한다. 이미 우리가 개발하고 생산한 제품은 국내외 대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국내 대형조선소와 일본, 중국 등 세계 대다수 조선소에 관련 제품 공급기업으로 등록됐다. 전 세계 다른 기업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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