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각 가격 3000억 안팎될 듯

- 성동조선·STX조선 실사 중
- 다음 달 재편방안 내놓을 듯

부산 영도구에 있는 국내 최초 민간 조선사인 대선조선이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매각에 성공하면 대선조선은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지 7년 만에 이를 졸업하게 된다. 현재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 실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조선 매각이 중소 조선사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오는 23일 대선조선의 매각공고를 내고 예비 입찰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1945년 설립된 국내 최초 민간자본 조선소인 대선조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 부진으로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대선조선 채권단은 수은·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 등이고 지분 약 67%를 보유한 수은이 주채권은행이다. 수은 등 채권단은 보유지분 전체를 매각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대선조선을 실사한 결과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회사 규모를 줄이고 소형 선박에 특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독자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조선의 연 매출액은 약 28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다른 중소 조선사들과 달리 스테인리스 화학운반선, 참치어선망 등 중소형 특수선종에 특화하면서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11척의 특수선을 수주했다. 수주 잔량은 24척으로 내년까지 일감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가가 3000억 원대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의 공장 부지 등 대선조선의 장부가는 28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추산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대선조선 매각을 기점으로 중소 조선사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도 대선조선,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중소 조선사 재편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수은은 지난 8월부터 성동조선의 독자생존 가능성에 대한 경영진단 실사를 하고 있다. 실사보고서는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다. 산은도 지난 7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STX조선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합병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까지 검토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