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권오현(65) 부회장이 지난 13일 사퇴하면서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자리를 대신할 ‘총수 대행’ 인사와 이르면 다음 달로 예상되는 조직 개편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 용퇴 이후 삼성전자의 총수 대행으로는 윤부근(64·사진) CE(소비자가전) 부문장(사장)이 1순위에 꼽힌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3명 중 한 명인 데다 권 부회장 다음으로 연장자이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이 그간 이 부회장을 대신해 총수 역할을 해온 것도 기업 내 최고 연장자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부회장’ 직함을 가진 두 명 다음으로 직급이 높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 부문장(사장)이나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CFO)도 각각 자신의 업무 영역을 대표할 일이 있을 때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다만 권 부회장의 사퇴로 대규모 세대 교체 인사가 예고되면서 이들 사장의 거취도 인사 규모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안에 이뤄질 삼성전자의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을 구현할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되거나 세대 교체형 쇄신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재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단행될 인사는 그 성격과 규모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3월 해체된 미래전략실처럼 그룹 전반을 관장할 컨트롤타워의 신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총수 부재 사태가 이미 장기화된 상황에서 계열사 간 업무 조정과 미래 사업전략 수립, 전략적 M&A(인수합병) 등 컨트롤타워가 있어야만 수월하게 추진되는 중장기 사업 전략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통상 12월 초에 이뤄지는 삼성의 인사 및 조직 개편이 이번에는 다음 달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