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영향 중국 지도부 뜸들이기
- 18일 당대회 이후 결정 관측도

한국과 중국 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10일 만기됐다. 양국은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지만, 만기가 지나도 사실상 재연장하는 데 무게를 두고 마지막 조율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10월 발효된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이 이날 자정 종료됐다. 통화스와프란 외환 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릴 수 있는 계약으로, 외환 방어막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양국의 통화스와프 규모는 3600억 위안(약 560억 달러)으로 한국의 전체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액(1222억 달러)의 약 46%를 차지한다. 2009년 4월 처음 통화스와프를 맺은 한국과 중국은 2014년 3년간 이를 연장했다.

정부 관계자와 금융권에 따르면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여부에 대한 실무 협상은 마무리 단계로 양국 지도부의 최종 결단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부터 중국 인민은행과 통화스와프 연장 관련 협상을 해온 한은 이주열 총재는 이날 “아직 모든 것이 완결되지 않았고 오늘도 회의가 잡혀 있다”면서 “기존 협정이 만료되기 전에 협의가 마무리되면 더 좋지만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연장이 기본 방침이지만 중국 측 입장이 관건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 제한 등 여러 보복 조치를 하면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지도부가 오는 18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자대회를 앞두고 사드 갈등 상대인 한국과의 통화스와프를 공식 발표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 중인 중국 입장에서도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한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중단하면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고 미국 등 주요국이 돈줄을 죄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가 비상대책이 될 수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은 양국관계가 냉각된 현시점에 외교적으로도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관계 개선의 사인(신호)이라는 점은 공감한다”고 밝혔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