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엔 베트남 쇼핑몰 개관

- 이마트·CJ오쇼핑도 中 보복에
- 동남아 등 해외 시장 눈 돌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큰 피해를 입은 국내 유통업체들이 동남아시아 등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사업 철수에 따른 ‘포스트 차이나’ 진출 계획(본지 지난달 22일 자 15면 보도)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 재계 2위 기업인 살림그룹과 함께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현지 온라인 쇼핑몰인 ‘아이롯데’를 10일(현지시간) 오픈한다고 9일 밝혔다. 인도롯데는 롯데와 살림그룹이 50%씩 출자해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대표는 롯데그룹에서, 부대표는 살림그룹에서 맡는다. 인도롯데의 첫 번째 사업이 ‘아이롯데’인 셈이다.

앞으로 롯데는 인도네시아 패션 기업인 MAP의 ‘스포츠 플래닛’을 추가로 입점시키는 등 아이롯데를 현지 최대 종합쇼핑몰로 키울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이롯데가 인기를 끌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롯데백화점 등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12월에는 인도네시아 람펑 지역에 롯데마트 새 점포도 문을 연다.

롯데는 베트남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연면적 20만 ㎡ 규모의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가 2020년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에 들어선다. 호찌민시 투띠엠 지구에도 총사업비 2조 원을 들여 에코스마트 시티를 건설한다.

올해 말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이마트는 호찌민시 2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대형마트뿐 아니라 슈퍼마켓 등 다양한 형태의 상업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찌민시와 투자 확대를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면서 2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을 라오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말했다.

편의점과 홈쇼핑 업계도 동남아 공략에 나서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 GS슈퍼마켓 1호점을 연 데 이어 조만간 호찌민시에 GS25 1호점을 개장한다. 중국 광저우 기반의 남방CJ 사업을 접기로 한 CJ오쇼핑은 베트남 진출에 힘을 쏟기로 했다. CJ 산하 SCJ홈쇼핑도 베트남에서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장기화와 동남아 국가들의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주요 업체들의 신시장 공략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