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귀성 행렬이 본격화됐다. 김해·인천국제공항에는 귀향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성형외과도 ‘반짝 특수’를 기대하는 눈치다. 한편에선 자영업자들이 긴 연휴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며 울상이다. 조선소 일용직 노동자들은 “임금체불과 일감 부족에 황금연휴는 딴 나라 이야기”라고 하소연한다.

최장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 출국수속 카운터 앞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29일 오후 부산 사하구 장림동 장림골목시장. 상인회 측은 예년 추석과 비교하면 올해 매출이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만득(60) 씨는 “제사용품에 따라 사정이 다르겠지만 연휴가 길어질수록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진다”며 “추석 당일인 4일부터 6일까지 쉬고 영업을 재개할 텐데 장사가 잘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지난 18~22일 33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10월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0월 업황전망 중소기업 건강도지수는 80.5로, 전년 동월 대비 5.4포인트 하락했다. 9월과 비교하면 3.8포인트 감소했다. 제조업은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반면 건설·소매업이 포함된 비제조업이 긴 연휴 탓에 8.6포인트 떨어져 하락세를 이끌었다.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30) 씨는 연휴에도 가게 문을 닫지 않기로 했다. 정 씨는 “길어진 휴일에 지인들은 모두 여행을 떠난다고 하는데 내겐 먼 나라 이야기”라며 “점포 임대료를 충당하려면 연휴 내내 영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설계사인 정모(30) 씨는 “일한 만큼 돈을 받는 개인사업자는 긴 연휴가 달갑지 않다”고 털어놨다.

여행사와 성형외과는 반짝 특수를 맞았다. 부산진구에 따르면 서면의 63개 성형외과 가운데 23곳이 임시공휴일인 다음 달 2일에도 진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성형외과 측은 “원래 성형외과는 연휴기간이 대목이다. 지난 5월 징검다리 연휴에도 예약자가 많았다. 이번에는 연휴가 더 길어 추석 당일만 휴무한다”고 전했다.

해외여행객도 크게 늘었다. 연휴 기간(9월 29일~10월 9일) 김해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추석 때보다 19% 증가한 54만 명으로 예상된다. 이 중 29만 명이 국제선 승객이다. 항공기도 지난해 대비 10%가량 늘어난 총 3404편(국내선 1520편, 국제선 1884편)이 운항될 예정이다. 하나투어 덕천점 이은별 실장은 “지난해 추석보다 50% 이상 손님이 늘었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민건태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