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단지 많은 울산·경남으로
- 남성인구 유출 갈수록 커져

부산 인구에서 여성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 산업 생태계의 특성상 남성 인구의 유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기업 관련 시설이 많고 산업단지가 늘어나면서 남성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인근 경남 등의 상황과 대비되고 있다.

21일 동남통계청이 발표한 ‘2017 통계로 보는 부산 여성의 삶’ 자료를 보면 올해 부산의 총인구는 342만9000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174만 명(50.8%)이었다. 부산의 여성 인구는 2010년 남성 인구를 앞지른 이후 그 차이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추세다. 2000년 여성 인구 비율은 정확히 50%였으나 2010년 50.5%, 지난해 50.7%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은 앞으로 ‘여초’ 현상이 계속돼 2020년에는 50.9%, 2030년에는 51.2%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성 인구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여성 가구주’의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올해 부산의 여성 가구주 세대는 총 42만9000가구로 전체의 31.8%를 차지했다. 2000년 19.3%, 2010년 27.1%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통계청은 부산의 여성 가구주 비율이 2030년에는 35.8%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부산의 여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부산의 경우 다른 대도시에 비해 대기업의 수가 적고,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는 울산, 경남과 비교하면 금세 알 수 있다. 올해 울산 여성 인구 비율은 2010년과 똑같은 48%로 남성보다 적었고, 2020년과 2030년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SK 등 대기업이 즐비해 부산과 대조를 이룬다. 경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남의 올해 여성 인구 비율은 49%로 2000년(49.9%)보다 오히려 0.9%포인트 하락했다. 경남은 2030년에는 여성 인구 비율이 48.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기준 부산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0.6세로 전년도보다 0.1세 높아졌으며, 같은 기간 여성 고용률 역시 46.9%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