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일 컨소시엄 인수총액 24조
- SK, 낸드플래시 도약 발판 마련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아사히 신문과 교도통신 등 복수의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사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오후 현재 도시바 측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본의 주요 언론 상당수가 인수액과 이사회 결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어 업계에서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세계 4위 수준인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2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등의 견제로 안갯속에 휩싸였던 인수전도 도시바가 지난 2월 매각 방침을 발표한 이후 7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미일 연합의 인수 총액은 2조4000억 엔(24조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일본의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참여했다. 미국의 애플 등도 한미일 연합에 힘을 싣기 위해 막판 합류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의 지분 구조는 의결권 기준으로 베인캐피털이 49.9%, 도시바와 일본 기업이 각각 40%와 10.1%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에 대한 대출을 통해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한 뒤 실사와 최종 협상 등을 거쳐 본 계약을 맺는다. 업계에서는 본 계약까지 약 2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지난 6월 한미일 연합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수시로 말을 바꿔 온 도시바의 행태를 고려해 “공식 발표가 나올 때까지 상황이 바뀐 것은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