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묘 뿌리고 가꿔온게 누군데…”
- 부산·기장수협 산하 어촌계
- 턱없이 높은 가입비 책정하거나
- 신입계원 아예 거부하는 곳 많아
해마다 어업 종사자는 감소하고 평균 연령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귀어·귀촌을 장려하지만 실제 귀어인은 출발부터 마을어장과 각종 사업을 독점한 어촌계의 장벽에 가로막힌다. 부산과 같은 도심형 어촌계는 수십 년째 한 지역에서 종사한 어업인조차 계원으로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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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포항에 다대어촌계원들과 다대지역의 부산시수협 조합원들의 통발·자망 등 연안어업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 어촌계 대부분 높은 진입장벽
어촌계 가입 문제는 다대어촌계뿐만 아니라 부산시수협의 나머지 22개 어촌계, 기장수협 18개 어촌계 모두 겪고 있는 사안이다. 본지가 직접 시수협 산하 23개 어촌계 중 10여 곳을 확인한 결과 최근 10년간 신입 계원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절반 가까이는 신입 계원을 받은 지 너무 오래돼 마지막 시점을 기억하지 못했다.
신입 계원을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 어촌계장은 “신입 계원을 받으려면 총회나 대의원대회 등을 거쳐야 하는데, 계원들이 반대하므로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시수협 산하 A 어촌계장은 “계원들이 오랫동안 치어도 방류하고 종묘도 뿌리며 마을어장을 가꿔왔는데 신규 가입을 받기도, 가입비를 산정하기도 쉽지 않다”며 “원전 피해 보상을 받는 기장의 몇몇 어촌계는 보상금이 주기적으로 나오는 까닭에 실제 어업에 종사해도 어촌계에 가입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아예 신입 계원을 절대 받지 않겠다는 어촌계도 있다. 이와 달리 극히 일부지만 시수협 산하 B 어촌계는 “문호 개방을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비어업 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법 등을 통해 계원들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가입비’만 최고 5억 원에 달해
수산업법에 따라 어촌계는 마을어장 이용과 각종 지원 사업의 혜택을 우선적으로 누리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자율관리어업공동체 역시 대표가 어촌계장이어서 어촌계 중심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 37개 등 전국 1160개 자율관리어업공동체가 해수부·지자체와 함께 교육·행사 등의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각종 지자체, 수산 관련기관의 종묘 방류사업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어촌계에 새로 가입하려고 해도 기존 어촌계에 축적된 자산을 내세워 계원들은 ‘가입비’ 등을 요구하게 된다.
‘C 어촌계 5억 원, D 어촌계 1억5000만 원, E 어촌계 8000만 원…’.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어촌계 가입을 원하는 조합원에게 요구되는 가입비 명목의 액수다. 시수협의 한 조합원은 “실제로 이런 가입비를 내고 새로 들어온 사람은 거의 없다. 가입비 액수는 높은 진입 장벽과 폐쇄성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 뒷짐만 지는 정부와 수협
어촌계 가입과 관련, 해수부 관계자는 “어촌계의 높은 진입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수협중앙회와 함께 ‘가입 희망자는 현재 어촌계가 보유한 자산의 N분의 1을 납부한다’ ‘신규 가입자는 몇 년간 보상 등을 제외한다’ 등을 골자로 하는 가입 표준규약을 만들어 어촌계의 문턱을 낮추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국 어촌계 대부분 규약은 잘 마련돼 있는데, 신입 계원 가입을 위한 절차인 총회·대의원대회 등을 아예 열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수협의 입장도 어정쩡하다. 시수협의 한 관계자는 “직선제인 조합장 선거를 생각하면 입김이 센 어촌계를 어찌 해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