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법원이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에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산업계의 파문이 커진 가운데 기아차가 당장 이달부터 통상임금 확대를 가정해 특근을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아차뿐 아니라 국내 제조업체들이 국내 일감을 통상임금 등에서 자유로운 해외로 돌리는 사례도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임금 인상 요인 최소화를 위해 이달부터 특근을 없앨 예정이다. 특근수당도 통상임금에 연동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을 줄일 가장 단기적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통상임금 확대 여파로 수당이 없어지거나 급격히 줄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오히려 총액 임금이 줄어들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향후 총액 기준으로 연봉 1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아차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작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요 산업계에서 기업들은 특근·연장 근로 폐지로 줄어드는 생산력을 해외 생산기지를 통해 메울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의 경우 전체 생산 중 해외공장 비중이 절반을 넘은 상태이고, 올해 상반기 공장별 가동률도 국내는 103.4%인 데 비해 해외는 평균 99.1%로 해외공장의 설비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근·연장수당은 회사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수당 최소화’로 통상임금 인상분을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미 ‘통상임금 폭탄’을 맞은 다수 기업도 이 전략을 택했다. 한국지엠(GM)은 정기상여의 통상임금 포함으로 통상임금 자체는 인상됐지만, 일감이 줄어 결국 임금 총액은 줄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2015년 4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에서 ‘주간 1교대’로 근무 방식을 바꿔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물량 감소의 여러 요인 중 하나가 ‘통상임금 확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만 보더라도 인건비 상승을 막기 위해 일감을 줄이고, 그 결과 임금 총액은 물론 일자리까지 줄어 고용 불안이 야기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