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은행장 인선·주총도 차질

- 참여연대 조직 개혁 촉구 성명
- “내부자만 고집 모 언론 반성을”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 결정이 다음 달 8일로 또다시 연기됐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7일 3명의 후보에 대한 최종 면접에서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한 데 이어 21일 열린 두 번째 논의에서도 격론을 벌였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23일 선정하기로 했던 차기 부산은행장 최종 후보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다음 달 8일 계획된 BNK금융지주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일정 연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시내 모처에서 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한 회의를 열고 자정까지 5시간 동안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 2명의 압축 후보군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총 6명의 임추위원들은 내부 출신인 박 후보를 지지하는 쪽과 외부 출신인 김 후보를 지지하는 쪽이 절반씩 갈려 결국 3 대 3으로 팽팽한 평행선을 그으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임추위 규정상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임추위원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야 하지만 어느 쪽도 과반인 4표를 얻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문제와 관련해 부산참여연대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엘시티 특혜 대출 등 비리 의혹과 관련 없는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BNK금융지주는 부산 시민의 금고인 부산은행의 자금으로 엘시티 불법 대출 의혹에 휘말리는 등 각종 부조리를 저질렀지만 이를 견제할 내부 통제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고, 이런 일들은 내부 출신 최고경영진에 의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낙하산 인사에는 반대하지만, 자기반성과 혁신의 목소리 없이 내부자만을 고집하는 부산은행의 행태와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의 행태를 개탄한다”며 “최고경영자는 내부자냐, 외부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엘시티 특혜 대출 등과 관련이 없고 개혁을 실천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게 부산 시민의 바람”이라고 주장했다.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성세환 전 회장이 구속된 4월 이후 박재경 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BNK금융지주는 지난달 이사회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고 차기 회장 후보를 공모 방식으로 뽑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사회의 이런 결정은 성 전 회장의 경우처럼 은행장과 지주 회장 권한을 한 사람이 가짐으로써 각종 파행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공모에 내·외부 인사가 대거 지원, 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후보군이 16명에서 8명으로 좁혀지면서 내부 출신자 6명 대 외부 인사 2명의 대결로 본선이 치러지게 됐다.

임추위는 8명의 차기 회장 후보를 대상으로 ‘BNK금융지주의 경쟁력 제고 및 그룹사 시너지 극대화 방안’에 대해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결과를 토대로 회의를 열어 압축 후보군 3명을 선정해 당사자에게 통보했다. 지난 17일 3명의 압축 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 1명을 당일 중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해 발표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