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녕서 생산된 난각코드 15연암
- 대형마트서 판매한 사실 확인
- “울주서 생산된 젤란 2종은
- 유통됐을 가능성 있어 발송”

부산에는 ‘살충제 계란’이 반입된 적이 없다고 했던 부산시가 사흘 만에 말을 바꿨다. 20일 경남 창녕군과 울산 울주군에서 생산된 3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반품하라고 긴급 재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행정기관의 오락가락하는 행정에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시가 20일 발송한 살충제 계란 반품 안내 문자메시지.

20일 오후 1시 50분께 부산시는 계란 껍질에 ▷‘젤란07051 ▷젤란 07001 ▷15연암(녹색표시)로 표시된 난각코드가 있는 제품은 구입처에서 반품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최근 부산 금정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난각코드 ‘15연암’가 적힌 계란이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문제의 계란은 경남 창녕의 농가에서 생산했다. 식품안전정보포털인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0.01㎎/㎏)보다 높게 검출됐다. 해당 마트 측은 지난 14일까지 문제의 계란을 인터넷과 점포에서 판매해왔다. 얼마나 많은 양이 소비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울산 울주에서 생산된 ‘젤란07051’과 ‘젤란 07001’이 부산에서 발견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부산시는 덧붙였다.

부산시 담당자는 “정부가 지난 15일 0시부터 계란 출하를 중단하고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또 8월 생산된 젤란 계란 전량은 폐기했다”면서도 “지난 14일까지 부산에서 ‘15연암’ 유통이 확인됨에 따라 일부 젤란도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어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17일 ‘계란 알고 드시면 걱정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살충제 계란의 부산 유입 가능성을 일축했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부산과 인접한 울산과 경남에서 각각 계란 농가 2곳과 3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면서 “지금까지 부산에는 부적합 계란이 반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적혀있다. 또 “부산에는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장이 없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에 대해 살충제 검사를 철저하게 하겠다”고 돼 있다.

직장인 이모(47·동래구 사직동) 씨는 “냉장고에 보관된 계란을 확인해보니 ‘15연암’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부산에는 살충제 계란이 없다고 해서 확인하지도 않고 온 가족이 계란을 먹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행정이 이렇게 말 바꾸기를 하는데 누구를 믿어야하나”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부산시 담당자는 “보도자료를 낼 당시 부산에 계란을 공급하는 2개 대형 집하장과 각 구·군을 통해 유통경로를 확인해 부산에 유입된 살충제 계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었다”며 “최근 부산 내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만큼 출하금지 이전에 유통된 것을 포함한 모든 살충제 계란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겠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