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산란계 농가에서 발견된 ‘살충제 계란’이 울산과 경남에서도 확인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또 다른 살충제까지 검출되는 등 살충제 계란 파문이 장기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정부 당국의 산란계 농장에 대한 살충제 전수조사가 부실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산란계 농장에 대한 2차 전수조사(17일 오전 5시 집계)에서 울산 2곳(미림농장 한국농장) 경남 2곳(연암축산 온누리농장) 등 전국적으로 26곳 농장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1차 조사에서 부적합 수준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6곳을 포함해 살충제 계란 농장이 32곳으로 늘어났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의 소재지는 울산 경기 대전 충남 경북 경남 경기 강원 광주 등 사실상 전국에 걸쳐 있다. 이 가운데 7곳의 농장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이 검출됐다. 21곳은 비펜트론이, 2곳은 플루페녹수론이,1곳은 에톡사졸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플루페녹수론과 에톡사졸 성분은 이번에 처음 검출된 것으로, 계란에서는 미량이라도 나오면 안 된다. 농식품부는 이날까지 조사 대상 1239개 농가 중 876개에 대한 검사를 마쳤으며, 18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까지 받았는데도 농약 성분이 검출된 농가가 63곳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중 28곳의 농가에서는 부적합 수준의 농약이 검출됐다. 나머지 농가는 일반 계란으로 반출할 수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현재 전국 1456곳의 산란계 농가 중 53%에 달하는 780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농식품부 김경규 기조실장은 이날 국회 현안 보고에서 “친환경 인증제 개편을 추진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계란 정보를 입력하면 ‘살충제 계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하며, 17일 오후 5시 현재 32개 농장의 인식정보를 공개했다.

한편 동남권 최대 산란계 사육지인 양산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시는 이날 검사대상인 지역 25개 산란계 농가가 살충제 성분 검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양산은 30여 농가에서 120여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해 부산·울산·경남지역 계란 유통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 계란 추가 검출된 살충제 성분

에톡사졸-

진드기·곤충 등을 죽이는 데 쓰는 농약. 사과·감귤·고추 등 16개 농작물에 한정 사용. 계란에서는 검출되면 안 되는 살충제. 1인당 1일 최대 섭취 허용량은 ㎏당 0.04㎎.


플루페녹수론-

역시 농작물에만 사용 허가된 살충제. 사과 · 수박·감자 등 30가지에 한해 허용. 1인당 1일 최대 섭취 허용량 유럽기준 ㎏당 0.01㎎.


최정현 방종근 김성룡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