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을 생산한 것으로 확인된 농장이 모두 6곳으로 늘어났고, 이 중 2곳은 유통 과정에서 확인됐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계속 확대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살충제 계란’ 전량 폐기- 16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시중에 유통 중인 ‘신선 대 홈플러스’(11시온) ‘부자특란’(13정화) 등 2개 제품에서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미 유통 중인 계란 제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비펜트린의 경우 논란이 된 ‘피프로닐’과 달리 닭 진드기 박멸을 위해 사육장 등에 살포할 수 있지만, 검출 허용 기준치가 0.01㎎/kg이다. 그러나 신선대란 홈플러스 제품의 경우 0.02㎎/㎏, 부자특란은 기준치의 무려 21배 수준인 0.21㎎/㎏이 검출됐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국의 식용란 수집·판매업체 49개소에서 105건의 샘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농식품부가 문제의 계란을 역추적한 결과, 각각 충남 천안과 전남 나주 소재 농장에서 출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이날 강원도 철원(09지현)과 경기도 양주(08신선) 등 농장 2곳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철원 농장에서는 피프로닐 0.056㎎/kg이 검출됐다. 피프로닐은 사용이 아예 금지돼 있다. 양주 농장에서는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넘은 0.07 ㎎/kg 검출됐다. 이로써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은 지난 14일 확인된 경기도 남양주(08마리)와 광주(08LSH)의 농장 등 총 6곳으로 늘었다.

농식품부는 이들 6개 농장의 계란에 대해서는 전량 회수·폐기 조처할 방침이다. 또 양주 농장을 제외한 나머지 5곳은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인 만큼 이들 농장에 대해서는 인증 취소 처분을 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제재를 하기로 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란은 기준치 이하의 비펜트린도 허용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무더기 ‘인증 취소’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5시 기준으로 전체 1239곳의 살충제 조사 대상 농가 가운데 245곳의 조사를 마쳤으며, 적합 판정을 받은 241곳의 계란 출하를 허용했다. 농식품부는 17일까지 살충제 계란 전수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한편 동남권 최대 산란계 농가가 밀집된 경남 양산에서는 검사 대상인 25개 농가 중 이날 검사 결과가 나온 8개 농가가 모두 적합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들 농가는 17일부터 20여만 개의 계란을 반출할 수 있게 됐다. 나머지 농가도 이번 주 중 검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계란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

개·고양이에 기생하는 진드기·벼룩 등을 없애는 데 쓰는 살충제. 식용 가축에 직접 뿌리는 건 금지. 섭취 시 메스꺼움, 복통, 어지럼증 동반. 과디 섭취 땐 신장·간 등 손상 우려.

비펜트린-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 제거용 살충제. 기준치(국내 0.01㎎ / ㎏) 범위에서만 허용.


김성룡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