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출하 멈추고 전수조사”
- AI 파동 이어 ‘2차 대란’ 예고

유럽에 이어 국내산 계란에서도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이 15일부터 계란 판매 중단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부산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에 판매중단 안내문이 부착되고 계란 대신 다른 식품들이 채워져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정부는 15일 0시부터 3000마리 이상 규모의 전국 모든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에 대해 출하를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8만 마리 규모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같은 날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6만 마리 규모의 또 다른 산란계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라는 성분이 닭 진드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피프로닐은 개 고양이에 기생하는 벼룩과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으로, 닭에 사용하는 게 금지돼 있다. 다량으로 섭취하면 간과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출 사실을 통보받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경기도 남양주·광주에서 생산된 계란에 대해 잠정 유통·판매 중단 조치했다. 정밀검사 결과 부적합으로 결론 나면 전량 회수·폐기 조치할 방침이다. 또 전국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모든 상업 농가의 계란 출하를 중단시키고, 해당 농장들을 대상으로 사흘간 일정으로 전수검사를 진행 중이다. 유통업체들은 이날부터 계란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했고,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주요 슈퍼마켓 체인도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계란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사를 통과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김영록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15일 중 20만 마리 이상 대규모 산란계 사육농장에 대해 전수검사를 신속하게 매듭짓고 16일부터 평상시 계란 물량의 25% 정도가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살충제 계란 파문을 보고받고 해당 농가에서 유통된 계란 전량을 즉각 회수·폐기하는 등 신속한 대책을 지시했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