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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의 Sea 애니멀 <97> 베도라치

산호·빈 병… 몸 들어갈 공간 있으면 ‘쏙’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8-13 20:22:06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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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성산포 광치기 해변은 베도라치의 집단 서식지이다. 5m 이내의 얕은 수심의 바다속을 둘러보다 보면 소라껍데기나 버려진 빈병과 함께 바위틈 사이에 베도라치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산호나 패류 껍데기, 바위틈 등을 보금자리로 삼는 작은 물고기들이 더러 있지만 베도라치만큼 주어진 여건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살아가는 물고기도 드물다. 바닥에 뒹굴고 있는 소라껍데기, 빈병, 파이프 조각 등은 베도라치의 훌륭한 보금자리가 된다. 이들은 자신의 몸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면 그것이 자연적인 구조물이든 인공구조물이든 가리지 않는다.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가까이 접근하면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기지만 잠시 후면 머리를 ‘쏙’ 내밀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핀다.

빈병 속에 자리를 잡은 베도라치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다.
대부분의 종의 크기가 10cm 이내인 데다 체색이 서식처의 환경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변해 주의를 갖고 살피지 않으면 발견하기가 어렵다. 서식 영역은 우리나라 연안의 암반지대에서부터 열대의 산호초 지역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편이다.

베도라치는 우리 연안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망둥이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몇 가지 포인트만 비교하면 구별할 수 있다. 우선 베도라치는 비늘이 없으며 두 개의 배지느러미를 갖고 있다. 망둥이의 등지느러미가 두 개로 분리돼 있는 반면 베도라치는 몸 전체를 덮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 하나의 등지느러미를 갖고 있다. 베도라치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앞머리를 장식하는 특이한 돌기구조를 가지지만 망둥이는 얼굴이 매끈한 편이다. 망둥이와 구별할 때 겉모습에 의한 구별보다는 스스로 집을 짓느냐 주어진 공간을 이용하느냐를 놓고 관찰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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