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
- LG전자, 美에 디자인 특허 신청
- 中 레노버도 플렉시블 기기 개발

글로벌 이동통신 업계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다 줄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하 폴더블 폰)의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디자인 특허 신청(본지 지난 1월 27일 자 12면 보도)에 그쳤던 주요 업체들의 기술 개발 과정이 하반기 들어 인증 획득과 디바이스(장치) 공개 등으로 이어지며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폴더블 폰의 상용화는 성장 둔화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이 일대 변혁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IT(정보기술) 관련 주요 외신들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이면 업체별 폴더블 폰의 ‘정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X’(사진 왼쪽)와 중국 레노버의 플렉시블 디바이스. 유튜브 화면 캡처

■ 갤럭시X 추정 모델 인증 획득

미국의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으로 추정되는 ‘SM-G888N0’ 모델이 최근 블루투스 인증을 획득했다”고 3일 보도했다. IT 전문 외신 ‘폰아레나’도 “모델명이 ‘SM-G888N0’인 스마트폰이 ‘블루투스 SIG’로부터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블루투스 SIG는 근거리 무선통신의 세계 표준인 블루투스의 기술 및 제품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1998년 다국적 기업들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이번에 인증을 받은 SM-G888N0의 제조사 및 구체적 기종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년 전부터 기술 개발에 들어간 폴더블 폰, 일명 ‘갤럭시X’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샘모바일은 “SM-G888N0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출시했거나 출시를 예고한 스마트폰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은 모델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X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4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인증을 통과한 모델명과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폴더블 폰은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차세대 디바이스다. 폴더블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를 사용해 반으로 접으면 스마트폰이 되고 화면을 펼치면 대화면 태블릿으로 쓸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가 개발 중인 폴더블 폰의 디자인 특허를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미국 특허청(USPTO)에 신청했다.

샘모바일 등은 삼성전자가 갤럭시X 와이파이 인증에 이어 블루투스 인증까지 마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1분기에 해당 제품이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 출시 이후 수차례에 걸쳐 “폴더블 폰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폴더블 폰 개발을) 꼭 하고 싶고 반드시 할 것이다”며 상용화 의지를 내비쳤다.

■레노버, 플렉시블 디바이스 공개

해외 업체 중에서는 노트북 전문 제조업체인 중국 레노버의 약진이 눈에 띈다. 레노버는 지난달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레노버테크월드 2017’을 열어 자사의 플렉시블(flexible·잘 휘어지는)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이 업체는 지난해에도 팔찌 형태로 손목에 감는 디바이스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 소개된 기기는 7.8인치 태블릿 형태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이를 반으로 접으면 5.5인치로 변한다.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폴더블 폰과 유사한 구조다. 다만, 완전 상용화가 이뤄지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기의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1920x1440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7.0과 스냅드래곤 800칩 등이 적용됐다.

디스플레이가 양면에 나타나도록 바깥 방향으로 접어 사용할 수 있다. 일정 각도 이상으로 디스플레이가 구부러지면 스마트폰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이 재배열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