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마트 중국 매출 94% 급감
- 韓 관광 금지로 면세점도 타격
- 사드 추가배치로 부진 길어질 듯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한반도 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경제 조처로 올해 2분기 ‘쇼크’ 수준의 실적 악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뤄진 우리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결정 등으로 중국 당국의 규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롯데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각 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72억9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710억3075만 원) 대비 49.0%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2303억 원에서 6조9228억 원으로 4.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823억 원에서 41억5000만 원으로 95%나 곤두박질쳤다. 이 실적은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실적을 합친 연결 재무제표 기준 ‘성적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탓에, 해외에서는 사드 사태 영향으로 백화점과 마트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내 롯데마트는 영업정지 여파로 올해 2분기 77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마트의 중국 매출도 지난해 2분기보다 무려 94.9% 급감했다.

롯데제과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0억82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7.1% 줄었다. 특히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롯데제과 중국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379억 원에서 올해 194억 원으로 48.8% 감소했다. 앞서 미국 허쉬와 롯데제과의 합작법인인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의 중국 내 공장은 지난 3월 이후 소방점검 등을 받아 가동 중단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롯데푸드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0% 감소한 195억9200만 원을 기록했다. 사드 사태 영향으로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이 50% 감소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매출액은 476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3% 늘었다. 롯데칠성의 2분기 영업이익도 230억2400만 원으로 54.6% 급감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올해 2분기 매출이 20% 줄었다. 지난 3월 15일 단행된 중국 당국의 ‘한국 관광 전면 금지’ 여파가 롯데면세점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실적 악화를 예상하기는 했지만 마트와 면세점 등 핵심 업종의 피해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라며 “사드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아 실적 회복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