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소 RG 발급 업무 배제 땐
- 국내 중소업체 수주 타격 불가피
- 지속적인 성장 가능하려면
- 금융·해운·조선 상생구조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지역 대표 맞춤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한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한국해양진흥공사)’ 설치를 앞두고 중소형 조선업계가 가장 목말라하는 RG(선수금환급보증) 취급업무가 배제될 경우 반쪽짜리 선박금융 지원정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역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부산시는 18일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정부동향 관련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이 자리에는 부산시 김영환 경제부시장,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대표를 비롯해 지역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업계 관계자, 교수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공사 설립과 관련한 시의 대응방안을 밝히고 관련업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 WTO 보조금 협정 위반 우려 등으로 조선을 배제하고, 해운만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에 따르면 금융권의 중소조선소에 대한 RG발급 기피로 지난 4월까지 중소조선소 RG 발급 실적은 1조4200억 원 중 1%인 141억 원에 불과했다. 일부 조선소에서 신조 수주를 희망하고 있지만, RG발급이 되지 않아 수주를 포기하거나 국적 선사 발주 물량을 중국조선사가 수주한 사례까지 발생했다. 부산지역에는 조선소 32곳, 기자재기업 449곳, 선급 11곳이 있다. 고용인원은 3만1218명(2015년 말 기준)이다.
김영환 경제부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내 조선소의 RG발급 곤란으로 국외 조선소가 수주할 우려가 있다”며 “중소형 조선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금융-해운-조선 선순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조선강국 입지 구축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선업계에 대한 금융 지원정책이 필요하며 공사의 주요 기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7일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공사 설립과 관련한 긴급 대정부 건의를 했다.
관련 업계의 우려 목소리도 빗발쳤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선기자재 업계 관계자는 “부산에 조선기자재업체가 밀집돼 있는데 금융 지원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대표는 “금융-해운-조선의 상생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공사 설립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중소 조선사가 RG부터 받을 수 있도록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가 19일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시점에서 열린 이날 회의가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가 쉽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