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기반 미디어 플랫폼 육성
- 엑소 목소리 AI 스피커 제작

SK텔레콤이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한류 스타 중심의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한다. 앞으로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등 자사의 ICT(정보통신기술)를 문화 콘텐츠에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대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 3월 네이버와 YG엔터테인먼트 간 협업을 포함해 올해 들어 속도를 내는 두 업계 간 ‘빅딜’ 기류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상호 계열사 지분인수를 통한 콘텐츠 사업 협력 방안을 17일 발표했다. 우선 SK텔레콤은 자사의 음향기기 계열사인 아이리버와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 계열사인 SM C&C에 각각 250억 원과 650억 원을 유상증자한다. SM엔터테인먼트도 두 계열사에 대해 각각 400억 원과 73억 원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증자가 모두 완료되면 양사는 각각 SM C&C와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된다. 관련 업계를 대표하는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두 개의 계열사를 통해 ‘겹사돈’을 맺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CT와 콘텐츠 분야의 최강자가 서로 힘을 합쳤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은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경쟁력에 자사의 ICT를 접목시킬 경우 미디어 플랫폼 사업 등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이 성공하면 한국의 콘텐츠를 조금 더 유리한 조건으로 글로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지난 3월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은 것도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건 SK텔레콤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네이버는 콘텐츠 육성을 위해 YG엔터테인먼트와 자회사인 YG인베스트먼트에 각각 500억 원, 총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이번 협약으로 ICT를 통한 콘텐츠 확대가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아이리버를 앞세워 K팝 팬을 대상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음향기기 전문업체인 아이리버가 엑소와 샤이니 등 한류 스타의 목소리가 담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제작하거나 이들의 로고가 새겨진 이어폰을 만드는 방식이 거론된다. VR(가상현실) 기기를 통한 라이브 팬미팅 참여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한류 콘텐츠의 결합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