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1차선에서 신호대기로 정차 중이던 A씨가 차선을 급변경하면서, 2차선에서 직진하던 B씨의 차와 충돌했다. A씨와 B씨의 과실 비율은 8대 2가 됐다. B씨는 과실이 거의 없는 상황임에도 A씨와 동일하게 보험료가 약 13% 상승하자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오는 9월부터는 이처럼 교통사고 피해자인데도 가해자와 똑같이 보험료가 올라가던 자동차보험 할증제도가 개선된다. 과실비율이 50% 미만이면 보험료 할증이 완화된다.
금융감독원은 '과실수준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할증 차등화방안'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제도는 가·피해자를 구분하지 않고 상해정도 등 사고크기, 사고발생의 유무에 따라 가·피해자의 보험료를 동일하게 할증하고 있다"면서 "교통법규위반 등 과실이 큰 난폭운전자와 상대적으로 과실이 작은 선량한 피해자가 같은 부담을 안음으로써 형평성에 어긋나고, 선량한 피해자의 불만요소로 작용해왔다"고 말했다.
사고심도는 지난해 1년간 발생한 사고 내용별 크기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이 점수로 할인·할증등급(최초 기본 11등급, 총 29등급 체계)을 평가한다. 1점당 1등급을 할증하며, 1등급당 보험료가 약 6.4% 할증된다.
사고빈도는 자동차사고의 유·무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 또는 할증한다. 직전 3년(0건~3건이상) 및 1년간(0건~3건이상) 발생한 사고건수를 기준으로 그룹화(10개)해 사고를 자주 낸 사람의 보험료는 올리고 무사고자는 할인해주는 것이다.
이번 개선안은 지금까지 사고심도와 사고빈도를 따질 때 고려하지 않았던 과실비율을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실비율이 50% 미만인 피해자는 사고 심도를 계산할 때 가장 큰 사고 1건을 제외한다. 사고 빈도를 계산할 때도 직전 1년간 발생한 사고에서 제외한다. 과실비율 50% 이상인 가해자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할증된다. 오는 9월 1일 이후 발생한 사고를 기준으로 적용되며, 올해 12월1일 이후 갱신되는 자동차보험부터 할증 차등화가 반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피해자 약 15만 명의 보험료가 평균 12.2%(151억 원)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