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동원 음성적으로 이뤄져"
- 구매 한도 없고 현장 인도 가능
- 출국여부 확인 안 되는 점 악용
- 2021년 2월 운영권 갱신 심사
- "불미스러운 사건 영향 줄 수도"
부산에서 영업하는 대기업 시내면세점 두 곳의 직원들이 면세품 불법유통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신세계 부산면세점은 책임자인 면세점장까지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드러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을 뿐 아니라 향후 면세점 운영을 위한 특허권 갱신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면세점업계는 면세품을 불법유통한 혐의로 '보따리상'뿐 아니라 시내면세점 직원들까지 대거 기소되면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내국인보다 시내면세점 이용 혜택이 많은 외국인을 동원한 면세품 불법반출이 음성적으로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구매금액 한도가 없고 ▷현장 인도가 가능하며 ▷출국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이 같은 범행에 이용됐다.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 불법 반출에 사용하는 수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이번에 적발된 경우처럼 보따리상이 외국인을 고용해 면세점에서 물건을 대량 구입하고 외국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밀반입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외국인 고객의 경우 편의를 위해 '현장인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수법이다. 내국인은 공항 출국장에서 제품을 인도 받지만 외국인은 시내 면세점에서 주류와 담배를 제외하고는 직접 받아갈 수 있다. 시내면세점 인근에서 면세점 쇼핑봉투를 들고다니는 외국인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따리상들은 외국인 유학생 등 장기간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고용해 면세품 불법반출에 동원했다. 여권과 항공권만 있으면 시내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이후 항공권을 취소해도 면세점에서 알 수 없다는 점을 노렸다. 실제 감사원이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을 수령한 외국인 중 3회 이상 면세품을 구매하고 탑승권을 취소한 외국인을 조사한 결과 8129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때 액수는 총 535억 원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 면세점 직원은 소위 고객이 '키핑(keeping)'한 물건을 보따리상과 결탁해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에는 점장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업계의 충격이 더 크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부산면세점 직원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소문이 지난해부터 돌았다"며 "점장까지 연루됐을 줄은 몰랐는데, 처벌 수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시내면세점 특허권 심사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 부산면세점은 지난해 3월 특허권을 취득하면서 2021년 2월 갱신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결격사유가 있는지 따지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면 갱신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