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육성을 위한 장기 계획이 마련됐지만, 업계에서는 '지스타' 등 행사에 치우쳐 산업 육성 진흥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4년 동안 국내 콘텐츠 산업 성장률은 연평균 4.5%로, 전체 산업 성장률인 1.3%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2015년 한국의 콘텐츠 관련 산업 수출액은 56억6000억 달러로, 이 중 게임이 56.8%를 차지하며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산으로 시야를 좁히면 지역 게임 산업의 현실은 초라하다. 지난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5년 지역 게임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역 게임업체는 86개 사, 매출은 1200억 원(추산치)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한국 게임산업 시장 규모는 10조7000억 원에 달한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경기도 성남 판교 일대의 IT 산업은 그동안 지스타 부산 유치를 위협했던 가장 큰 요인이다. 해운대와 광안리의 바다 조망과 부산 마이스 산업의 연계가 지스타를 유치한 가장 큰 동력"이라고 토로했다. 게임 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아닌, 부수적인 요인들이 지스타 흥행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부산시가 세워야 할 장기 계획에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산업 육성책을 필수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부산에서는 굵직한 인프라를 만든 것이 눈에 띄지만,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는 인프라 대신 산업을 육성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게임아카데미는 고용노동부가 양성하는 게임 관련 교육에 인력을 빼앗기며 정체돼 있다. 1년간 장기 교육으로 지역에 필요한 게임 인력을 양성하는 게임아카데미 대신 훈련 수당이 지원되는 6개월짜리 양성 사업에 인력을 빼앗기고 말았다. 전성기에 한 해 40명의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전문가를 양성했던 게임 아카데미는 올해 20명 수준으로 사실상 '반 토막' 났다.
지역을 대표하는 게임 기업의 면모를 살펴봐도 수도권과의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포코팡'으로 대박을 친 트리노드를 제외하면 수백억 원 단위의 매출을 이끌어내는 대표 기업은 사실상 없다. 시와 정보산업진흥원은 인디게임 개발자 가운데에서 '잭팟'을 터뜨릴 기업이 나오기만을 기대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생태계 조성은 지스타 등 관광객을 끌어들일 이벤트성 계획이 아닌 산업 성장 토대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