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특성화고교 재학생들이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금융권과 공기업에 대거 입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부산마케팅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금융정보과)에 재학 중인 정민희(18) 양은 최근 한국은행 부산본부 고졸 사원 채용에 합격했다. 정 양은 전국에서 수백 명의 특성화고 출신이 지원한 이번 채용에서 4차에 걸친 전형을 모두 통과해 최종 합격자 8명에 이름을 올렸다. 부울경 특성화고 출신이 한국은행에 입사하는 것은 무려 5년 만의 일이다.

정 양과 같은 과 친구인 공현서(18) 양은 최근 대학생 및 구직자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여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입사하는 기쁨을 맛봤다. 공 양은 300 대 1에 육박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사에 입사해 졸업할 때 학교에 플래카드를 걸겠다'는 꿈을 이뤘다.

이 학교 재학생들은 금융권에도 속속 입사했다. 올해 상반기 고졸 행원 채용을 실시한 IBK,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3곳에서 모두 합격생을 배출했다. 부산 금정신협에 이 학교 재학생 두 명이 나란히 입사하기도 했다.

부산마케팅고는 지난해에도 윤지은 씨가 한국예탁결제원에 입사하는 등 10여 명이 금융기관과 공기업 등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둬 눈길을 끌었다.

학교 측은 입사자 모두 각종 자격증 취득과 다양한 체험활동 등을 통해 경험을 쌓고, 금융권 등 취업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꾸준히 쌓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학교 김영숙 취업부장은 "이들의 입사 성공을 계기로 특성화고교에 대한 인식이 좀 더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