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채용공고는 검증 않고 게시
- 고급 인력 맞춤형 특화 필요

일자리 창출이 새 정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에서 일자리 정보 제공을 위해 구축한 구직 사이트 '부산일자리정보망'이 '벼룩시장'처럼 특색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급인력의 타 지역 유출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특화 영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본지 취재진이 부산일자리정보망을 살펴본 결과 채용정보 카테고리 안에는 ▷생산직 ▷용접공 ▷인테리어 현장직 ▷보험설계사 사무원 ▷식당 서빙 등의 정보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전문인력 채용관'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채용정보 카테고리와 특별한 차이점이 없을 뿐더러, 중견기업 해외영업이나 관리직군에서는 대부분 3~5년의 경력을 요구해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구직인력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처럼 부산일자리정보망 내 채용정보의 질이 떨어지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민간 헤드헌터 A 대표는 "구직 정보 자체가 폭넓게 형성돼 특색이 없다"며 "굳이 예산을 들였다면 지역 고급인력에 초점을 맞추는 등의 특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해외 채용공고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일자리정보망에는 별도로 해외 채용정보 카테고리를 만들어 민간 헤드헌터가 제시하는 정보를 그대로 올리고 있다. A 대표는 "이 같은 형태의 헤드헌터는 서울에서만 한 해에 수백 개의 업체가 생겼다가 사라지고 있다"며 "무분별하게 해외 취업정보를 제시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취업자에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부산일자리정보망의 해외 채용공고는 대다수가 계약직 또는 인턴으로 채용하며, 업체명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드러내지 않아 취업 과정이나 취업 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따른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불분명하다.

부산시는 지난해 예산 2억 원을 들여 부산일자리정보망을 구축해 올해 1월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하루 2000~3000명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며, 현재까지 26만 명이 다녀갔다. 대학 또는 대학원을 졸업한 고급인력이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벗어나는 사례가 최근 늘면서, 부산일자리정보망을 고급인력을 붙잡는 통로로 이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부산일자리정보망을 운영하는 부산경제진흥원은 올해 별도로 3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콘텐츠를 내실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부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지역 중견기업 공공기관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홈페이지 운영 문제는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