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 학원 경력 활용 창업
- 기존 조립식 완구 한계 분석
- 나비 날개 등 곡선 표현 가능
- 실리콘 소재 완구 개발 성공

- 교육콘텐츠 경력 인사 영입

- 온·오프라인 맞춤형 판로 개척

- 중국 인도네시아 등 수출 쾌거

유아용 조립식 완구로 '물을 뿜는' 고래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블록을 연결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물을 뿜는 등 완만한 곡선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 업체 끄레블코리아는 실리콘 소재의 블록을 개발해 완구 업계의 '난제'를 해결했다. 세계 최초다. 따라서 물을 뿜는 고래나 나비도 끄레블코리아의 완구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 끄레블코리아는 앞으로 유아용 교육시장을 공략해 완구 시장의 틈새를 노릴 계획이다.

■미술학원 경험이 완구로

	김영아 대표(사진 앞)와 장문석 이사. 김종진 기자

끄레블코리아 김영아(50) 대표는 17년 동안 미술학원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창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찰흙을 빚어 표현하는 데 더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실제로 찰흙이 어린이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년 동안 데이터를 모아 완구 개발에 성공했다. 학원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시제품을 제공하고 피드백을 거쳐 수정을 거듭했다.

이렇게 탄생한 완구는 레고와 같은 블록 형태는 물론, 젖병에 사용되는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블록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블록은 위와 아래로만 연결되는 기존 완구 제품과 달리 옆면도 이을 수 있는 형태로 훨씬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실리콘 소재 블록은 여러 형태로 꼬을 수 있어 다양성을 살렸다.

김 대표는 "실리콘 블록은 모양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과 탄력성이 있는 것으로 나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고래가 물을 뿜는 모습을 표현하려면 형태가 유지되는 실리콘을 활용해 물이 솟아 오르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반면 나비의 날개나 더듬이는 탄력성이 있는 실리콘 블록을 연결해 안정감 있는 곡선을 연출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등 다양한 모양의 블록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동물을 만들 수 있으며, 자동차 비행기 등을 세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전문가 영입으로 판로 개척

	끄레블코리아의 완구로 만든 모형들. 꽃은 물론 각양각색의 물체를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장문석(50) 이사를 영입했다. 장 이사는 유아용 교육 콘텐츠 사업을 했던 경험이 있다. 사업 실패 경험이 있었지만, 이 경험이 오히려 장 이사를 영입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교육 환경이 입시위주로 흘러들어가 유아용 미술 교육 콘텐츠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장 이사는 비록 사업에 실패했지만, 영업 등 판로 개척은 물론 유아용 콘텐츠 개발 전문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 이사 영입 이후 끄레블코리아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업을 시작한 작년 인도네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는 5년 동안 1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중국 수출 위해 상표를 출원하는 현편 국제특허(PCT)도 획득해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끄레블코리아의 영업 전략은 레고 등 완구업체가 포진한 개인 시장은 온라인 마케팅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영업은 학교 등 교육기관과 유치원 등 교육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교육시장은 레고 등 블록 업체가 관심을 두는 곳이 아니므로, 끄레블코리아 입장에서는 일종의 틈새시장인 셈이다.

■블록사업, "다양하네"

끄레블코리아는 독특한 형태의 블록 개발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교육시장 공략을 위해 연령대별 교육 교재를 만들었다. 유치원에만 사용되는 교재의 종류는 무려 48종. 이를테면 동물 이름과 그림을 연결하고, 동물의 그림을 보고 블록으로 동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다.

수출과 교육기관 영업을 통해 작년 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4억 원의 매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끄레블코리아는 I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블록 완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 이사는 "끄레블코리아 산하 별도의 기업을 만들어 IT 블록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블록에 모듈을 입혀 입체적인 물체를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이 표현물이 스마트폰과 연계돼 움직이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개발은 완료 단계에 들어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