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지역선 활발하지만
- 부산지역에선 관심 부족
- 시 "정부지침 확정 땐 조성"
부산에 유치한 창업지원 펀드가 해가 갈수록 큰 폭으로 늘어나 3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창업생태계를 보다 촘촘하고 안정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회수하는 역할을 하는 '세컨더리 펀드'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창업생태계의 초기 단계인 스타트업이 한 계단 성장하고, 동시에 투자자도 이득을 거둘 수 있는 상생 펀드가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부산시는 올 들어 2개 펀드가 새로 신설되면서 추가로 1001억 원을 유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까지 14개 펀드 1870억 원 규모에서 이달 현재 16개 펀드 2871억 원 규모로 껑충 뛰어올랐다. 투자는 총 91개 기업에 801억 원이 이뤄졌으며, 이 중 부산지역 업체로는 51개사가 387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처럼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지역 창업생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조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업 과정에서 엔젤투자를 받은 업체의 경우 복잡한 지분 구조가 발생하므로, 원활한 매각 또는 자금 회수를 도울 수 있는 '세컨더리 펀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는 "아직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는 편은 아니다"며 "세컨더리 펀드 조성을 통해 신규 투자자가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투자자들은 투자 수익을 보다 손쉽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컨더리 펀드의 활용처는 다양하다. 우선 사업 초기 단계에 자금을 투입한 창업자가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기존 보유 주식을 신속히 매각함으로써 사업 자금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창업생태계가 활기를 띠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M&A(인수&합병) 시장도 장기적으로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자연적으로 육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양한 투자자들이 얽힌 복잡한 지분 구조가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일원화돼 기업 입장에서는 IPO(기업공개) 또는 매각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 대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세컨더리 펀드가 조성됐다"며 "수도권과 지역 VC(벤처캐피털) 사이에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실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지역 금융기관 등이 세컨더리 펀드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배병철 창업지원과장은 "현재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세컨더리 펀드 필요성을 논의 중이다"며 "정부에서의 지침이 확정되고 취지만 맞으면 적극적으로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