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의 확산에 따른 제3차 산업혁명에 이어 세계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기술이 융합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했다. 금융산업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융합된 핀테크(FinTech)로 과거와 달리 매우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
- 지난달 첫 영업 시작한 케이뱅크
- 50일 만에 가입자 30만 명 돌파
- 은행 업무시간 이후 이용 많아
- 편의성·다양한 금융상품 강점
- 금융권 전반에 경쟁 촉진 효과
- 비대면거래 활성화는 물론
- AI 자산관리·음성인식 뱅킹 등
- 핀테크 역량 강화로 이어져
- 내달엔 '2호' 카카오뱅크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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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왼쪽 일곱번째부터)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황창규 KT 회장 등이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 서비스 출범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
'금융의 미래'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다. 점포 없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운영되는 인터넷은행은 정해진 영업시간 없이 365일 24시간 은행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3일 '1호 인터넷은행' 케이(K)뱅크가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은행연합회 22번째 정사원으로 가입한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다음 달 문을 열 예정이다.
■케이뱅크의 '불야성(不夜城)'
케이뱅크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5년 만에 탄생한 새 은행이다. 지난 22일 '출범 50일'을 맞은 케이뱅크는 현재 가입자 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오픈 다음날 가입자 3만8000명이 몰리며 정점을 찍었고 8일 만에 지난해 1년 동안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15만5000건)를 넘어서기도 했다.
케이뱅크가 초반 돌풍을 일으킨 배경으로는 24시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등이 꼽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케이뱅크 가입 고객은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일상이 바쁜 30~40대가 69.9%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다른 시중은행(45.3%)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케이뱅크는 일반 은행이 문을 닫은 뒤에도 성업을 이뤘다. 고객 5명 중 2명(약 42.0%) 가량이 은행 업무시간이 끝난 뒤인 '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사이에 케이뱅크 가입했다. 거래별로도 수신 41.9%, 여신 40.0%가 은행 업무시간 외(外)에 일어났다. 지점을 없애 절약한 비용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 이자가 비교적 싼 대출을 선보이겠다는 전략도 고객 몰이에 큰 역할을 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목표 실적(수신 5000억 원, 여신 4000억 원)의 절반 이상을 영업 50일도 안 돼 넘어섰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 17일 여신액 3100억 원, 수신액 3800억 원을 돌파했다.
연 2%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코드 K), 여윳돈에 추가 이자(연 1.2%)를 주는 요구불예금(듀얼 K) 등이 수신 증가세를 이끌었다. 까다로운 조건없이 제휴사 코드만 입력하면 연 2%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코드 K)은 4회차 모두 하루 내 '완판'(판매 완료)됐다.
직장인 신용대출(직장인 K)이 전체 여신의 72.1%였고 중금리 대출(슬림 K)이 15.4%를 차지했다. 비교적 우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직장인 대출은 평균 대출금액이 크고(약 1299만 원) 금리는 낮은 수준(3.8%)이었다. 중금리 대출은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CB 기준)은 4.4등급, 평균 대출금액과 금리는 각각 약 720만 원, 7.0%였다. 시중은행·저축은행 중금리 대출과 비교할 때 평균 금리는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금융위 측은 저축은행에서 1000만 원 중금리 대출을 연 16.9%로 받던 대출자가 K뱅크 중금리 대출로 전환하면 연평균 약 100만 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방카슈랑스 상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존 금융권에 '메기' 효과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증권사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경쟁이 촉진되는 분위기다. 직접적 영향을 받는 은행권은 가격 경쟁, 조직·채널 정비, 핀테크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속한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저축은행·P2P업계는 주로 중금리 대출 시장, 증권사는 비대면거래 활성화 분야에서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K뱅크는 당초 예상을 넘어 출범 초기부터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은행은 단순한 금리 경쟁, 편의성을 넘어 핀테크와 연계한 인공지능 자산관리, 음성인식 뱅킹, 빅데이터 활용 신용평가·고객센터 등 '혁신적 서비스'도 선도해 나가는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은행·저축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고객 이탈 방지 등을 위한 가격 경쟁, 비대면·모바일 채널 강화 등이 본격화되고 앞으로 인터넷은행의 업무범위 확대 등에 따라, 보험·여전사 등 다른 업권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음 달부터는 인터넷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중신용자를 위한 비대면 중금리 대출 ▷카카오톡 기반 간편 송금 ▷G마켓 등 오픈마켓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카카오, 이베이 등 주주사의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유니버설 포인트' 등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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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