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정부 보호무역주의 강화
- 中 '사드' 보복으로 한국 치명상
- 기업들 'Without G2' 전략 마련
- 전기차 부품 생산 SK이노베이션
- 2020년까지 대용량 배터리 개발
- 사우디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 현대중·쌍용자동차 등 적극 참여
세계 경제를 호령하는 미국과 중국은 한국 경제 입장에서 '양날의 칼'과 같다. 이들 G2 국가가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자국의 수입 문을 넓히면 한국의 수출은 그만큼 활기를 띄게 된다. 그러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 '경제 강대국'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은 G2의 으름장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경제 교류 등에 있어서 이들 국가와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통상 압력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G2 의존도를 하루빨리 낮춰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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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내부 모습. 롯데물산 제공 |
이에 맞춰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Without G2' 전략을 수립하고 중남미와 유럽, 일본·동남아 등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G2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본지는 '한국 경제, G2 대안을 찾자' 시리즈 중 마지막 순서로 미·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업 및 업계의 노력과 한국의 '전략 무기' 등을 알아 봤다.
■기술 개발로 신시장 개척
26일 재계에 따르면 G2 공세에 맞선 주요 기업들의 위기 극복 방안은 주로 ▷신시장 개척을 위한 기술 개발과 대규모 투자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항공사들의 비중화권 노선 확대 ▷한국 관광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면세점·여행업계의 홍보 강화 ▷중동 국가들이 추진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 ▷G2 이외의 국가들과 회의 및 업무 협력 추진 등으로 요약된다. 이들 방안은 G2의 공세가 본격화되기 이전 쉽게 찾아 볼 수 없던 것들이다. 따라서 미·중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의 전략이 눈에 띈다. 이 기업은 최근 "한 번 충전으로 500㎞를 주행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2020년까지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언뜻 보면 G2의 통상 압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이 전략은 '사드 보복' 등에 대처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시장 확대에 대비한 대규모 투자와 배터리 충전기술 개발로 중국의 압박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자국에 진출한 해외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겨냥해 "생산·개발·품질·설비 등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지난해 초 인증기준을 강화했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삼성SDI 등 관련 업체들은 대중 수출에 위기를 맞았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현지 협력업체들과의 거래 중단 등으로 중국 내 배터리 공장의 가동을 멈춰야만 했다. 재계에서는 해당 인증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해외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따라서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전략에는 중국 내에서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최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신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완충 시 350㎞의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혁신적으로 높여 500㎞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비중화권 국가가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중공업과 쌍용자동차, SK종합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해 4월 수립한 '비전 2030'을 지원하고자 현지 업체들과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의 석유·가스회사인 '아람코'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현지에 조선소와 선박엔진 공장을 세운다. 쌍용차는 현지 기업의 자동차 생산을 지원하고, SK종합화학은 사우디 기간산업공사(SABIC)와 함께 고부가 폴리에틸렌(넥슬렌) 관련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은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경제기획부 장관 등과 함께 해당 사업들의 추진 상황 및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관광·석유화학 업계도 "脫 G2"
수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몰려있는 석유화학 업계와 '사드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의 위기 극복 방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의 맏형 격인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60%에 달하는 대중국 수출 비중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미 지난 2월 3억7000만 달러(4200억 원)를 투자해 세계적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로부터 고부가 화학제품인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했다.
항공사·면세점·여행사·화장품 등 관광업계도 '사드 보복'을 타개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일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일본 내 주요 노선과 호찌민·하노이 등 동남아 인기 관광노선에 소형기 대신 중대형 기종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공급석을 확대했다.
반면 중국 노선의 운항 편수는 감축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처로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지만, 사드 사태를 계기로 일본이나 동남아 등지를 공략해 '사드 난기류'를 넘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롯데면세점은 롯데호텔·롯데물산 등과 함께 지난달 말 일본 도쿄에서 '한국 여행상품 박람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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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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