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3 구조조정·업계 불황 영향
- 경영난 심화…4곳 적자 기록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과 고착화된 업계 불황 등으로 부산 울산 경남에 있는 주요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실적이 지난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고, 절반에 가까운 업체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동남권 전체 상장사의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지난해 중소 조선업체들의 경영이 어느 정도로 악화됐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5일 본지 취재팀이 한국거래소 업종코드상 '선박 및 보트 건조업'에 속한 상장사 중 조선 '빅3'와 현대미포조선 등 대형사를 제외한 동남권 조선기자재업체 9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340억1585만 원으로 전년(671억6017만 원) 대비 49.4% 급감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27.9%(585억4462만 원→421억8250만 원)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9개 업체의 당기순이익(이하 연결 기준)은 690억9705만 원에서 28억2983만 원으로 무려 95.9%나 줄었다. 매출액은 1조1808억 원에서 1조2109억 원으로 늘었다.

이들 업체의 실적 악화는 '수주 절벽' 상황에 놓인 대형 조선사들의 부진과 지난해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준 구조조정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BNK금융지주를 제외한 동남권 상장사 166곳의 지난해 영업이익(2조7510억 원)이 전년(2조5027억 원) 대비 9.9%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선기자재업체들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부진을 겪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업체별 실적을 보면 9곳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5년보다 감소한 곳은 6곳(66.7%)에 달했다. 특히 이들 6개사 중 2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인화정공의 영업이익은 2015년 78억9552만 원 흑자에서 지난해 7억7270만 원 적자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에이치엘비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9억6320만 원에서 -210억427만 원으로 적자 폭이 더 확대됐다. 반면 2015년 33억8495만 원의 영업적자를 낸 케이프는 올해 61억1566만 원의 흑자를 내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9곳 중 4곳(에이치엘비·오리엔탈정공·인화정공·동방선기)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