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르게 모여 아이디어 교환 장소
- 이상적 창업공간으로 고려돼야
- 접근성 뛰어난 서면일대가 좋아
- '창업카페' 급성장 업체 등장 불구
- 부산 창업담당 기관 다양해 혼선
- 대학 취업 중점에 창업가 못키워
- 대학생 기발한 아이템 사장 현실
7대3. 1월 벤처캐피털 신규투자의 수도권과 지역 투자 비중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이달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총 751억 원의 벤처캐피털 신규투자 가운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투자 비중이 73.2%에 달한다. 부산을 포함한 5개 광역시에 8.1%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기타 지역은 11.5%의 투자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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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센탑에서 열린 '청년진담'에서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창업 거점 공간 등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국가별로 따져도 중국과 유럽에 미치지 못한다. 작년 9월 기준 중국의 벤처캐피털 펀드 조성액은 5조5973억 원에 달한다. 유럽은 8조3044억 원. 한국은 이들 국가에 훨씬 못미치는 2조1893억 원에 불과하다. 부산에 벤처투자를 비롯한 엔젤투자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갈 길은 멀다.
■완전한 형태의 창업공간은
빠르게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 후 헤어진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창업공간이다. 부산에서는 현재 창업카페와 센탑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편히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서병수 부산시장이 스타트업 대표와의 만남을 가졌던 '청년진담'에서도 청년 창업가들은 부산시에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이날 서 시장에게 "창업 극초기에는 창업 팀을 구성할 '빌드 업'이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게 사람들과 만나는 장소다"며 "편하게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할 장소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완전한 형태의 창업공간은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할까. 콜즈 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는 "극 초기 기업은 투자에 앞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각종 실험이 필요하다. 가령 호텔 정보를 제공하는 앱은 많지만, 여기서 세분화해 출장을 떠나는 이들을 공략하는 형태의 사업은 초기 마케팅 등의 실험으로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예산이 투입되는 창업카페에서는 이런 형태의 성과를 지표로 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부산시 중소기업청 테크노파크가 결합한 센탑은 관이 바라보는 부산의 투자 거점이다. 하지만 엔젤투자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거점을 굳이 하나만 둘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예로 부산대학교 '매쉬업 존'은 대학교가 건물을 통째로 액셀러레이터에 운영권을 맡겨 대학 창업지원센터로 보육하고 있다. 콜즈다이나믹스 강 대표는 부산시 모든 대학교와 접근이 쉬운 중심지로 서면을 꼽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창업거점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부산벤처기업협회는 서부산권에 제조업에 특화한 창업 거점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들 장소 모두 운영과 관련해 관의 입김이 불지 않고 눈치까지 보지 않는, 창업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꿈꾸고 있다. 빌드업은 여기서 만들어진다.
■컨트롤타워 부재
창업카페는 시가 예산 40억 원을 들여 운영하는 창업지원 공간이다. 한 해 심사를 거쳐 선발하는 팀은 200곳에 이른다. 기술창업은 물론,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등을 만들어파는 소상공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공간'적 측면에서의 장점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창업카페에 선정된 청년 창업가들은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전혀 다른 사업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나왔다. 명절 등 초단기 기간 아르바이트 정보를 제공하는 앱 '급구'를 개발한 업체 '니더'는 창업카페에 들어간 두 대표가 아이디어 교환 과정에서 만든 기업이다. 이 업체는 현재 부산과 서울 등에서 투자를 받는 등 성과를 보이며 급성장 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카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창업카페를 운영 중인 최헌 창업지원본부장은 "창업카페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지원하는 형태로, 창업 관련 지원을 카페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시에 창업위원회 등 별도 조직을 만들어 보육 펀드 판로 마케팅 등 전반을 아우르는 트롤 타워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부산에서 창업을 담당하는 기관은 부산시를 비롯해 중소기업청 테크노파크 경제진흥원 정보산업진흥원 디자인센터 등 매우 다양하다. 각 기관의 성격이 모두 다른 만큼, 이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특색있는 거점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급선무다.
■대학 창업시스템부터 고쳐야
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나오는 기발한 아이템도 사장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유는 시스템. 엔젤투자 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바라본다면 대학생의 아이디어 개선 의지 부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대학 지원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학 성과 지표를 취업에만 몰두해 미래의 '창업가'를 대학에서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학생들이 사업을 '지치게' 생각하도록 만든 원인은 매출 등 가시적인 성과만을 중시하는 풍토 때문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바탕으로 한 창업은 수십년 전 이야기. 지금은 사회 문제를 극복하는 아이디어에서 창업 출발선이 그어진다. 부산의 한 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A(28) 씨는 "창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아이디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교 창업동아리 대표 B(26) 씨 역시 "창업을 위해서는 관련 활동이 중요하지만, 대학과 사회는 현장 활동보다 학점을 중요시 하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