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신규 자금 2조9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ㅗ-12>대우조선의 최대 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3일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 방안'을 밝혔다. 대우조선에 신규 자급 2조9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는 대신, 대우조선에 돈을 빌려준 국책은행, 시중은행과 회사채 채권자가 대출금 2조9000억 원을 주식으로 바꿔주는 출자전환 등 강도 높은 채무 재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대우조선은 2015년 5조 원대 분식회계가 드러난 이후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과 출자 전환 등 7조 원 이상이 수혈지만 조선업계 수주 절벽이 길어지면서 회사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1년5개월만에 이를 번복했다.

　정부가 대우조선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당장 다음 달부터 대우조선이 유동성 위치게 처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다음 달 21일 4400억 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회사채 1조5000억 원을 갚아야 한다. 정부는 대우조선이 당장 도산하면 국가 경제적 비용이 59조 원 발생하지만 회사를 살려두면 도산 시 파급 효과를 26조 원으로 줄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대우조선이 수주한 배 110여 척의 계약 취소와 대우조선 근로자 5만 명이 실직, 협력업체 도산 등을 가정한 금액이다.

　이번 정부의 지원 방안 핵심은 시중은행과 회사채 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손실 부담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만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채권 금융기관과 사채권자들은 대출금 2조9000억 원을 출자전환한다. 이해 관계자 간 손실분담 원칙에 따라 제시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보면 손실 부담은 국책은행, 시중은행, 사채권자 순으로 부담이 크다. 정부안에 따르면, 대우조선도 임금 삭감과 직원 감축 등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 대우조선 노조에 무분규 동의서도 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대우조선에 추가 지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갑자기 이를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 원을 지원하면서 지난해 신규 수주 목표를 115억 원 달러로 가정해 최악의 경우 51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 지난해 수주 실적은 15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정부의 수주 예측이 실패하면서 추가 지원이 불가피해졌단 얘기다. 대우조선이 도산할 경우 협력업체 등의 연쇄 부도 등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만만치 않아 긴급 수혈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도 않고 긍정적인 전망만 믿고 있다가 뒤늦게 자금을 추가 투입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편, 대우조선 노조는 24일 정부의 이같은 방안에 대한 성명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주 기자
(사진=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전경,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