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께 한미 금리역전 되는데
- 가계빚 뇌관에 한은 딜레마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미 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국내 시장금리 상승을 불러와 가계부채와 기업 자금 조달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한미 간 금리 역전으로 이어져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등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13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의 덫에 걸려 기준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고 있어 한은의 버티기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2019년까지 3년간 매년 3차례 연방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0.75~1.00% 범위가 됐다. 예고한 대로 올해 말까지 2차례 추가 인상을 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1.25~1.50%까지 올라 현재 한국 기준금리(1.25%)를 역전하게 된다. 또 예고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말에는 2.0~2.25%, 2019년 말에는 2.75~3.0%까지 치솟는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지금처럼 계속 호전된다면 금리를 3, 4개월에 한 번씩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은 9조 원 늘어난다는 한은의 연구 결과도 있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6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해 온 한은은 현재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졌다. 경기를 부양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금리 인하가 가계 빚을 더 늘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박지현 기자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