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확장에 따른 지역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현지법인화 및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5일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대형유통업체의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사진)에서 참가자들은 대형유통업체의 현지법인화를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특히 부산시의 대형유통업체 현지법인화 노력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 문제에만 매몰돼 효율적인 상생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부산여성소비자연합 조정희 상임대표는 "이케아가 현지법인화를 한다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중소가구 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대형 유통업체들이 어떤 것을 해야 진정으로 유통 상생을 할 수 있을지 등을 담은 '상생문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도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현지법인화한 지 수년이 지났는 데도 여전히 지역업체의 납품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며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서기 전부터 골목 상권에 대해 제대로 된 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역 상권 지키기에 적극적인 대구시를 예로 들며 부산시의 강력한 지원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유통과학연구소 박승제 소장은 "대구에서는 지역 상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상인회장이 직접 시장과 만나 협의한다"며 "부산시는 현지법인화라는 작은 사안도 해결하지 못한 채 관련 협의회를 열 때마다 대형유통업체 주요 임원의 참석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등 대기업에 약한 모습만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