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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톡Talk] 투자상품 판단 어려우면 전문가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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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3-13 18:56:04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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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고민할 필요가 없던 시절이 있었다. '펀드'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게 1970년이니 그 전에는 투자 상품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식시장은 있었으나 투자자가 많지는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꼬박꼬박 예금하고 적금해서 돈을 불렸다. 은행이 망한다는 생각은 없었으니 예금상품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 집이나 직장 근처에 있는 은행을 선택하고, 목돈이 있으면 정기예금, 목돈을 만들려면 적금을 하지 않았을까. 이자도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높았으니 누구나 어렵지 않게 목돈을 만들어서 집안 대소사에 쓰고 노후를 준비했다.

물론 호시절 얘기다.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서 노후자금은 더 많이 필요한데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는 2%도 되지 않는 현실이다. 문제는 투자가 무척 어렵다는 거다. 개념도 어렵지만 수익률을 계산하기도 어렵다.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은 너무도 많다. 일반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만 3000개가 넘는다. 하루 24시간 잠도 안자고 밥도 안 먹고 한 개에 10분씩만 들여다봐도 20일이 넘게 걸린다.

펀드 외에 E, D, M 등 영어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상품들도 수두룩하다. 요즘 '금융 교육'이 강조되고 있으나 해결책은 아닐 듯싶다. 현대인들은 자기가 일하는 분야와 무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시간을 내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40대 직장인 2000명을 상대로 설문한 '2040세대 취업남녀의 시간사용과 일·생활에 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7.8%가 '일을 하고 나면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아예 투자에 신경을 끊을 수도 없다. 예금이자가 너무 낮기도 하고 주변에서 '누구는 투자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부럽고 자존심도 상한다. 심기일전 다시 도전하더라도 상황은 반복되지만.

발상을 전환하자. 스스로 결정 못해도 된다. 미국의 어떤 전설적 펀드매니저가 "투자할 때는 냉장고를 고를 때 정도의 고민을 하라"고 했단다.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런 고민을 이미 한다. 냉장고를 선택할 때는 제조업체, 용량, 색, 몇 가지 기능, 그리고 옆집이 새로 들인 냉장고의 크기와 같은 직관적 정보를 활용한다. 냉장고에 어떠한 첨단 기술이 반영되었고 그 제조업체의 불량률이 얼마고 하는 것들은 고민하지 않는다. 더 정확하게는 고민할 수가 없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봐도 모르기 때문이다.

투자 상품, 예를 들어 펀드를 고를 때도 별반 다르지 않다. 투자자의 위험성향과 같은 본질적 문제는 투자자 개개인이 판단하기에 너무 어렵다. 원금 손실 확률 10%와 30%는 어떻게 다를까? 결국 직관적 정보를 이용한다. 냉장고와 달리 크기도, 모양도, 색도 없다보니 특정 회사가 운용 또는 판매하는 펀드, 언론매체나 주변 사람들이 좋다는 펀드, 또는 금융회사 직원이 권유하는 펀드에 투자한다.
맘 편하게 먹자. 이제까지 그랬듯 금융전문가를 활용하자. 당연한 것이다. 의사나 변호사를 이용하는 것과 같다. 정부도 '독립투자자문업자'(IFA)라는, 투자자 편이 되는 금융전문가를 도입한다고 한다. 다만,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손실가능성도 높다거나, 투자대상을 분산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손정국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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