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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어업협상 장기화…속타는 어민들

8개월째 타결 지연 어획량 급감, 제주·부산어선 조업 손실 막대

  •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  |   입력 : 2017-03-12 19:24:5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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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부 "당장 타결되긴 힘들 듯"
- 어민들 '협상 의지 있는지' 의심
- 정부 "대체어장 등 지원책 고민"

한일어업협정 타결이 8개월째 지연되고 있지만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어민들의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일어업협정이 결렬된 이후 지금까지 타결을 위한 협상이 8개월째 진행 중이지만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한일어업협정이 타결됐다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조업을 하고, 이어 오는 5, 6월부터 2017년 어기 협정에 들어가야 한다. 가장 최근 양국의 만남은 지난 1월 23, 24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어업협정 제5차 소위원회다.

이처럼 어업협상이 지연되면서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어민들을 지원할 법과 제도가 없어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무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현재 한일관계 영향도 받고 있어 당장 이뤄지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협정 지연 이유에 대해 김 장관은 "2019년까지 우리 연승어선(여러 개의 낚싯바늘을 한 줄에 달아 고기를 잡는 배) 입어 척수를 40척으로 줄이기로 일본과 과거에 합의했지만 이번 협상에서 우리 연승어선 206척을 73척으로 당장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한국의 일부 어선들이 EEZ(배타적경제수역) 경계를 넘어 일본의 불만을 사고는 있지만 일본 측의 무리한 요구가 과거 합의에 대한 불이행으로 볼 수 있어 협정 자체에 대한 의지마저 의심케하고 있다.

협정 지연으로 상급 품질의 갈치를 가장 많이 잡는 제주 연승어선들이 일본 EEZ에서 갈치를 못잡게 되자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냉동 갈치 소비자 가격이 지난 10일 기준 마리당 9900원으로 전년(5858원)보다 68% 급증했다.

부산지역에선 연승, 서남구기선저인망, 대형선망 업계가 타격이 크다. 붕장어와 복어를 주로 잡는 부산근해연승어업협회 한 관계자는 "연중 일본 EEZ에서 조업을 하는데 협정 타결이 되지 않아 이미 외국인 선원들을 전부 본국으로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2007년 제정됐던 '어업협정 체결에 따른 어업인 등의 지원 및 수산업 발전 특별법'이 2012년 폐지돼 관계기관에 예산 등을 요구할 근거가 사라져 어민들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달 안에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상 외에 어민들을 위한 지원책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대체어장 마련, 출어경비 지원 등의 예산 마련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지만 관련 법령이 없는 데다 어느 업종에 얼마까지 지원할지 정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 농해수위 이만희(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어업협정 등) 이런 문제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입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를 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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