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셀러레이터보다 투자 규모 커
- K브릿지 인베스먼트, 지역 첫발
- 세보APS·렌고 등 7개 업체 발굴
- 수도권 기업 부산 이전 성과도
- 투자·인적교류 넓혀 자생력 키워
- "부산 인력풀·창업 잠재력 풍부"
부산 창업 투자 열기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센텀기술창업타운(CENTAP·센탑)이 정책과 맞물려 벤처캐피털을 끌어들이는 장소라면, 부산대학교 일대와 서면은 민간 액셀러레이터가 중심이 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부산벤처타운을 사상구 모라동에 건립해 제조업 기반 스타트업 육성의 중심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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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최초 마이크로 VC인 'K브릿지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렌고 이승원 대표(사진 왼쪽 두 번째)와 직원들. 렌고는 현재 스타트업 사무 공간인 부산대 앞 '패스파인더'를 활용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창업가를 만나 사업 모델을 만들고 끊임없이 기업가 정신을 부여하는 단계가 액셀러레이터라면, 마이크로VC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사업화 모델이 구축된 스타트업을 관리한다. 두 단계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이전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투자 규모 면에서는 마이크로 VC가 3~5억 원 정도로 액셀러레이터보다 큰돈을 투자한다.
■부산 최초 마이크로 VC는
부산 최초의 마이크로 VC 'K브릿지 인베스트먼트' 이동철 대표는 "부산에 투자할 만한 기업이 있나"라는 서울 지역 동료 투자자들의 물음에 자신 있게 "있다"라고 대답한다. 서울에 이은 제2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은 서비스업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이 뒷받침된다는 의미는 곧 스타트업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수요가 풍부하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자랐다. 벤처캐피털 투자심사역으로 10년 동안 근무한 경력을 살려 곧장 부산으로 내려왔다. 부산에서 스타트업 투자의 미래를 찾았기 때문이다.
1년이 약간 넘는 사업 기간, 이 대표는 굵직한 스타트업을 대거 발굴했다. 현재까지 발굴한 기업은 벤디츠, 세보APS, 렌고 등 7개 기업으로 모두 이 대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서울 사람이 바라보는 부산의 미래는 어떨까. 이 대표는 부산 제조업에 대해 "침체가 아니라, 활성화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유는 역시 인구에 기반한 서비스업 활성화. 하지만 창업 잠재력도 풍부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 대표는 "생각보다 창업 인력풀이 다양하다"며 "지역 대학생뿐 아니라 전통 제조업에 기반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보면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보 APS가 대표 사례다. 해양플랜트 기자재 전문기업인 세보테크와 연관된 이 스타트업은 최근 로봇 용접기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최초다. 견줄 만 한 상대는 미국 업체이지만, 이 마저도 대형 용접에 집중돼 있어 정밀 용접을 전문으로 하는 세보 APS와는 시장이 다르다. 바야흐로 스타트업의 신기술이 전통 제조업과 결합하는 형태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다.
■어떻게 키웠나
부산의 창업 투자는 시작 단계다. 민간 부문 액셀러레이터의 활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이크로 VC 단계로 이양하는 구체적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K 브릿지 인베스트는 액셀러레이터 활동을 병행했다. 시드 단계 기업을 발굴해 꾸준히 지켜보면서 투자를 병행했다. 렌터카 가격 정보 및 서비스 제공 업체인 '렌고'와 미니 전동공구 제조 업체 '더하이브'가 대표 사례다. 렌고는 액셀러레이터인 선보앤젤파트너스와 마이크로 VC인 K브릿지 인베스트먼트로부터 공동 투자를 받았다. '더하이브'는 지역 최초 액셀러레이터 콜즈다이나믹스와 함께 투자했다.
이사 서비스 제공 업체인 벤디츠는 이 대표가 직접 발굴했다. 벤디츠는 웨딩 전반에 대한 사업 아이디어를 들고 이 대표를 찾았다. 이 대표는 벤디츠의 사업 역량을 지켜보면서 이사 웨딩 인테리어 서비스 모두 시너지가 없다고 판단, 과감히 사업을 축소했다. 대신 이사로 집중하면서 이사 서비스 제공자와 수요자를 앱으로 연결하는 형태의 사업을 만들어 냈다.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지만, 매출이 중요하므로 벤디츠가 이사 포장 박스 등의 부가 서비스를 판매하는 형태로 자생력을 키웠다.
수도권에서 좋은 스타트업을 부산으로 유치하는 성과도 올렸다. '루멘트론'은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던 업체였지만 지난해 부산으로 둥지를 틀었다. 레이저 소스 개발을 하는 업체로, 가공 기술에 레이저를 쏘는 기술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개발되지 않은 기술로, 미국에서 20년 동안 관련 업계에 종사한 전문가가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현재 40여 개 스타트업과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며 "지역 액셀러레이터와의 교류를 통해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