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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 창업 르네상스를 열자 <3> 액셀러레이터에 맡겨봐

기술·보육·투자 연계 수익창출…스타트업 키워 벤처로

  •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   입력 : 2017-03-01 19:35:31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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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사기꾼' 오해

- 콜즈 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
- 지역서 첫 창업투자 시장 개척
- '로하' '기술자숲' 등 육성 성과

# 중견기업 2세의 도전

-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
- 7개 업체 발굴…올해 100억 유치
- 부산 제조업 새로운 성장 이끌어

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생각했던 막연한 창업의 꿈이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로 가시화하고 있다. 시력이 좋지않은 데다 스마트폰 메신저 조작마저 익숙치 않은 노인을 위한 음성 메신저를 개발한 스타트업 '로하(ROHA)'의 김경문(32) 대표 이야기다. '디지털 유산'으로 시작된 김 대표의 사업은 2013년 이후 수많은 투자자를 만나면서 노인을 위한 음성 메신저 시스템 개발로 이어졌다. 미국 실리콘밸리 탑 티어(Top Tier)로 분류되는 창업투자사 부츠스트랩 랩스는 로하가 개발한 앱을 시장 수요에 꼭 맞도록 기술 재구성을 하는 한편, "로하는 한국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는 대표의 평가까지 남겼다. 로하와 같은 부산 기반 스타트업의 뒤에는 콜즈 다이나믹스 강종수(37) 대표와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37) 대표 등의 액셀러레이터가 있었다.
   
음성메신저를 개발한 스타트업 로하 김경문 대표(앞줄 가운데)와 직원들이 지난달 28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사기꾼', 상공업 사장님 투자 견인

강 대표는 2013년부터 부산에서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창업 투자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부산에서 강 대표가 유일했다. 강 대표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 '사기꾼'으로 보는 시각까지 있었다"며 "하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인식이 좋아져 현재 부산에서 액셀러레이터를 이해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여건은 더욱 좋아졌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등록된 지역 중견기업 일부가 올해 콜즈 다이나믹스 투자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자숲 공태영(31) 대표가 강 대표를 만난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공 대표가 처음 제안한 아이템은 유휴 재능 활용 부문이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이후 지역 기술인력 수급 문제 등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에 주목했다. 공 대표의 아이디어는 강 대표를 통해 '기술자숲'이라는 앱 개발로 진화했다. 지난해 10월 공 대표는 강 대표의 조언을 얻어 법인 설립을 마쳤고, 현재 기술자숲을 가다듬어가며 목표로 삼은 경영지표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 공 대표는 "강 대표를 통해 사업 전반에 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며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가 정신에 대한 끊임없는 토론을 거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의 포트폴리오 기업은 다양하다. 짐캐리라는 업체는 도심 수화물 배달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타이어 가격 정보를 전달하는 타이어비즈는 강 대표의 손을 거쳐 이미 벤처 투자 단계로 넘어갔다. 초소형 전동공구를 만드는 더하이브는 일본과 중국에 총 14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따냈으며, 코어무브먼트는 현재 중국 40개 지역에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코어무브먼트의 경우 강 대표의 전략에 따른 판로 개척으로 현재 중국에서 떠오르는 가상현실(VR) 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커 현지에서 1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강 대표는 현재 리턴박스라는 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반품을 원하는 물건 사진을 찍어 주소지를 입력하면 곧바로 포장지를 든 배송인이 나타나 반품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 가장 쉽고 빠르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 특히 이 사업은 백화점 등 B2B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와 연계 가능성이 큰 데다 오프라인 시장과 온라인 시장의 통합 추세가 일어남에 따라 성장성이 클 것으로 강 대표는 분석하고 있다.

강 대표는 "투자를 얼마나 할지는 관심 밖이다.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수익모델을 만드는 게 액셀러레이터의 가장 큰 역할"이라며 "키웠던 업체를 떠나보내는 건 섭섭한 일이지만, 좋은 벤처 투자자를 연결하는 것도 내 역할이다"고 밝혔다.

■중견기업 2세, 스타트업 활로 개척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왼쪽 두 번째) 대표와 오종훈(왼쪽 세 번째) 공동대표 등 임원진. 선보엔젤파트너스 제공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출범한 액셀러레이터다. 이곳 대표 최영찬 대표는 선보공업 최금식 사장의 아들이다. 최 대표는 "2000년대 부산 제조업의 전반적 투자 실패로 성장 정체가 나타났지만, 스타트업 발굴로 새로운 성장을 이끌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선보공업으로부터 30억 원의 자금을 받아 지난해 출발한 선보엔젤파트너스는 현재까지 7개 업체를 발굴해 성장시켰다. 모기업으로부터 1년 새 인정을 받아 올해에는 무려 100억 원의 자금이 수혈될 전망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앞으로 액셀러레이터에 더해 벤처캐피탈 분야로 업무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지엔오션이라는 스타트업은 전류를 흐르게 하는 도체 개발로 통신까지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특히 선박 건조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격벽이 존재하는 선박 내부에서 선원끼리 근거리 통신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 업체는 조선기자재업체 선보공업과도 기술 협업이 가능한 것으로, 스타트업 기술을 활용해 부산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비트코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시스템을 개발한 센트비는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언어 장벽에 갇혀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는 부산 등 동남권에 집중돼 있어 관심이 높다. 선보엔젤파트너스와 협업을 거친 센트비는 필리핀 항공과 연계해 활발한 마케팅 전략을 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부산에도 창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며 "인력 양성 문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올해 11명의 직원을 새로 들였다. 지역 대학생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뚫을 수 있는 외국인 유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채용해 업계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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