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감안 시기 조정해야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부산에도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이 적용될 전망이어서 지역 경제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계는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추진하는 전매 제한 확대 적용이 조선·해운업 불황 등에 따라 극도로 위축된 지역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며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적용 등 시기 조절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8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 등 청약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올 상반기 중으로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개정안이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사실상 지난해 분양시장 과열 현상을 빚은 부산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남·수영구 등이 조정 대상지역에 포함됐지만, 민간 택지의 경우 수도권에만 전매 제한을 적용하는 등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주택건설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부산은 10여 년 만에 최대 분양 물량(2만4800세대)을 기록하면서 어려운 지역 경제 상황 속에서도 건설과 부동산 경기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해 부동산을 비롯한 분양 관련 지역 신규 법인은 전년도보다 15.9%나 증가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올해 역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인 3만5000세대의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풀릴 예정으로 지역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돼 전매 제한이 확대 적용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하는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 김재동 조사연구팀장은 "건설·부동산업은 고용 창출 등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조선기자재와 자동차 부품 등 지역 주요 제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데 건설·부동산 업종마저 위축된다면 지역 경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집값 안정화 측면에서는 정부 정책에 공감하지만 지역 경기 등을 고려해 제도 시행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건설업계도 당혹감을 나타내기는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토교통위 관계자는 "탄핵심판 결정과 조기 대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개정안 통과는 시기상 맞지 않다. 특정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이 같은 입법이 대선 전에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병욱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