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산업 부가가치 비중 2.8%
- 2.2%인 조선해양산업 넘어서
- 업계선 향후 시장 확대 전망
- 부산 IT 인프라 풍부하지만
- 드론제조 수도권·대전에 열세
- 지역 기반 연구·기술 개발하고
- 중국시장과 가격경쟁 대비도
대한항공과 그 협력업체들이 주축을 이루는 부산 항공산업에서 드론(무인기)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에는 드론 제조기업도 있고 부산에 본부나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 각종 연구기관들은 공공수요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민들의 관심도 다른 지역들보다 높다는 평가가 많다. 부산에서는 또 영상·영화산업, 해양수산 연구와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
| 지난 19일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17 드론쇼 코리아'가 개막한 벡스코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이 대한항공의 대형 무인기(드론)를 살펴보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인프라 현황은
부산의 항공산업 부가가치는 조선해양 산업(조선, 조선기자재, 해양플랜트)을 넘어섰다. 2014년 부산의 조선해양 분야 부가가치 비중은 2.2%에 불과했지만 항공산업 비중은 2.8%였다. 일부 업체들이 일반기계로 분류돼 조선해양 분야가 과소평가된 부분도 있지만, 부산 항공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부산 항공산업의 핵심 인프라는 국내 최대 드론 전시회인 '드론쇼 코리아'(올해는 지난 19~21일 벡스코에서 개최)다. 올해 행사에는 대한항공, 부산대 드론 컨소시엄, 유콘시스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이 참가해 산업용 드론, 육공 양용 드론, 수공 양용 드론 등을 선보였다.
민항기 부품, 군용기 제작 등을 담당하는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부산 항공산업의 또 다른 핵심 인프라다. 테크센터(부산), R&D센터(대전)를 포함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산업본부의 인원은 약 2700명이고 연 매출은 1조 원(2015년 기준)이다.
부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는 15곳, 부산의 항공 연구기관으로는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가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는 경남 사천시가 국내 항공기 산업의 70%를 차지한다면 부산의 비중은 30%다. 또한 드론 관련 협회들 가운데 한국드론콘텐츠협회는 해운대구에 있다.
■드론산업 가능성은
 |
| 지난 23일 도시형 첨단 산업단지인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모습. 본지가 보유한 중국 DJI의 촬영용 드론인 '팬텀4'(무게는 1.3㎏)로 높이 120m에서 촬영했다. 김민훈 기자 |
업계에서는 드론 산업이 수년 내에 유인기 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향후 항공기 시장은 무인기가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0년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이 무인기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드론 제조 분야에서는 부산이 수도권, 대전보다 열세지만 지난해부터 열린 '드론쇼 코리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또한 '드론쇼 코리아'를 통해 업종간 기술융합도 활발하다.
수과원 전문가들은 지난해 열린 '드론쇼 코리아'를 찾았다가 드론을 생산하는 부산 소재 대형 항공기 업체를 알게 됐다. 수과원 오현주 연구관은 "생산현장도 방문해 여러 기술들을 체험했고 그 과정에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수과원은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어군탐지용 드론개발 기획연구'(2016년 12월~2017년 6월)를 수행하고 있다. 수과원은 위성촬영, 승선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선상에서 띄울 수 있는 드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피엔유 드론을 설립한 부산대 부품소재산학협력연구소(소장 강범수 교수)는 한국해양대, 수과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산해양수산청과 함께 해상 상황에 특화된 드론 제작과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 변영섭 선임연구원은 "부산에는 IT, 기계, 전자, 부품 등 다양한 산업군이 있고 인력이 풍부하다"며 "기존의 인프라와 인력을 모아 해양수산 분야에 특화된 드론의 메카로 육성하려고 한다. 강한 바람과 염분에서 견디는 해상 드론은 육상에서도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 드론은 항만관리, 도선, 사고예방, 해군 업무, 양식장, 적조 예찰 등에 활용된다.
부산은 항공전자 분야가 약한데, 부산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 벤처기업들과 함께 드론의 핵심기술인 FC(Flight Controller)를 개발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드론 제조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주)에너코(강서구 대저1동)는 장애물 탐지·회피를 할 수 있는 소형 촬영용 드론 등을 생산하고 있다. 김만석 대표는 "부산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생산하는 업체는 우리 밖에 없다"고 말했다. '봇메이커'(금정구 부산대 제6공학관 소재)는 프로펠러 없는 수공 양용 드론인 Boomerang(선박, 건물청소에 활용)을 개발해 오는 5월부터 판매한다.
■사용자 관점에서 개발을
연구개발은 한창이지만 드론의 확실한 수요처가 없는 게 큰 문제다. 연구개발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드론 시장은 중국의 DJI가 세계 시장의 70%를 선점했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DJI보다 편리하고 값싸며 성능이 좋은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공기관 가운데 드론 활용에 적극적인 한국국토정보공사도 20대의 드론을 활용할 정도로 공공수요 창출도 더딘 상황이다.
경성대 사진학과 교수인 오승환 드론프레스 대표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존 산업에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거기에 어떻게 드론을 접목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부산이 영화·영상도시라면 드론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부산시는 사물인터넷(IoT), 영상이라는 큰 공간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에는 드론 디자인업체, 소형드론 카메라 제조업체도 있는데 부산의 모든 드론 관련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만들고 부산시와 '브레인 스토밍'(아이디어 짜내기)부터 해야 한다. 그러고 난 뒤 부산이 앞장 설 수 있는 드론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드론쇼 코리아에는 영상, 게임산업과 미디어정책을 관장하는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1급)이 방문해 드론 활용방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1급)도 전시장을 찾았으며 경찰, 소방관들도 드론 활용에 적극적이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측량업체인 새한측기(중구 중앙동)가 드론을 활용한 도면 작성 기술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